외국인 투자자 1조원 넘게 매도하면서 장중 한때 2550선까지 밀려나
모건스탠리 "SK하이닉스 목표주가 26만원→12만원, 삼성전자 10만5000원→7만6000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지만, 19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도세에 이전 거래일 종가 대비 소폭 상승한 2580.80에 장을 마쳤다.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491_128348_5742.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모건스탠리 보고서 쇼크에 이렇다 할 힘을 받지 못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바이오·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전 거래일 대비 5.39포인트(0.21%) 상승한 2580.8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약 1조 176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장중 한때 2550선까지 밀려났지만,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2671억원, 8776억원을 매수하면서 추가 하락을 막았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금리 인하 효과가 선반영됐고,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등락만 거듭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추석 연휴 기간 중 보고서를 통해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최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반 D램은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전 종가보다 각각 1300원(-2.02%), 1만원(-6.14%) 하락한 6만3100원, 15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날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1.11% 떨어진 14만4700원까지 추락했고, 삼성전자도 3.54% 하락한 6만2200원을 기록하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와 반면에 국내 대표 바이오주로 손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리인하와 생물보안법 수혜주로 꼽히면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전 종가 대비 5만9000원(+5.96%) 상승한 104만900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증권업계는 미국이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향후 코스피 전망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시작된 금리인하 사이클은 위험 자산과 글로벌 증시에 대한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했지만, 지금의 미국 경기 상황은 침체로 이어질지 연착륙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95년, 1998년, 2019년 당시에도 경기에 대한 논란과 금융권 불안에 증시가 금리인하 전후 흔들리기도 했다”며 “다만, 6개월~1년 투자 시계를 감안했을 경우 저점 대비 20~30% 정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 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10~11월 경제지표를 통해 미국 경기 연착륙이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은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발표되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주목되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BOJ 결정에 따라 국가별 증시의 양호한 기초체력과 별개로 수급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BOJ 결정에 따라 변화할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의 축소 폭은 엔화 선호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엔화 선호 강도 수준에 따라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이미 발표된 미국 기준금리 인하보다 BOJ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국가별 통화정책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코스피 시장에서는 바이오·금융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중기적으로 증시에 친화적이겠지만, 경기 불안 등 각종 악재들이 최소 11월까지는 코스피 지수 상승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 추가로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 외국인 집중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그러나 금리인하 국면에서 성장주, 배당주 우위, 이익전망 개선 조합이 이뤄진 바이오를 최선호, 금융을 차선호주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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