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대한민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46%(1500원) 내린 5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종가기준 5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만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전날 밤 공개된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부진한 3분기 실적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들이 급락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달들어 6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9거래일 중 3거래일 동안 5만전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 부진과 함께 4분기 실적 전망마저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연일 내다 팔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26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10조857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55.98%에서 53.21%까지 낮아졌다.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의 원인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삼성전자 자체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반도체 업종의 '겨울'을 전망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촉발한 반도체주 조정에서 SK하이닉스와 다른 반도체주는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지만 삼성전자는 '나홀로 겨울'을 겪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공급과 함께 내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와 함께 6만원대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15일(현지시간) ASML의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반도체 생산 장비 주문은 26억유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3억9000만유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한 내년도 실적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나타났다.
ASML은 2025년 매출을 300억∼350억유로(327억∼381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ASML이 이전에 예상했던 매출은 물론, 시장 전망치(358억유로)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AI의 강력한 발전과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시장 부문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경기 회복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고객사들의 신중한 태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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