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원자잿값 상승 등이 건설업계 수익 감소로 이어져
최근 건설공사비지수 내림세 이어지면서 4분기 기대감 ↑
자잿값 보합수준에 머물러 유의미한 수익 개선 기대 어렵다 평가도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원가율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3분기에도 실적부진을 겪었다. 다만 정부의 공사비 안정화 대책과 건설사들의 자구책으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퀘스트]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원가율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3분기에도 실적부진을 겪었다. 다만 정부의 공사비 안정화 대책과 건설사들의 자구책으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최근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됐던 건설사들이 예상과 달리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과 함께 안전, 품질 투자비용 등 원가율 증가가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 정책 등을 발표했고, 건설사 역시 수익성이 좋은 수도권 등에 신규 분양을 예정하면서 남은 4분기에 실적이 반등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8조2569억원, 영업이익 114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53.1%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속적인 원자잿값 상승과 함께 안전 및 품질에 대한 투자비용이 반영되면서 원가율이 증가했고, 이는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역시 원가율 상승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 2조5478억원, 영업이익 62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67.2% 각각 줄었다. 원자잿값 상승과 현장 수의 감소, 일시적 비용 반영으로 인한 부담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4820억원, 영업이익 23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5.1%, 영업이익 22.1% 각각 감소했다. 이는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실적이 연이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등이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2024년 2분기(4~6월) 건설업 기업경영분석’을 한 결과, 지난 2분기 기준 건설업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0.86%로 올해 1분기 대비 3.11%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12.31%에 달했던 건설업계의 매출 증가율은 같은 해 3분기 11.87%로 전분기 대비 감소하다가 4분 6.35%로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로 알려진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동기 3.35% 대비 0.38%p 하락한 2.9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건설 현장의 공사비의 경우 3년간 연평균 8.5%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3년 전에 비해 공사비는 무려 30%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14% 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경기가 점차 가라앉더니 지금도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원자잿값 상승 등 공사비 급등에 따른 건설사들의 부담은 대형사와 중견사를 가리지 않고 수익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최근 건설공사비지수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가 정부가 지난 달 자재비 안정화, 인력수급 안정화, 공공조달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공사비 3대 안정화 프로젝트’ 등을 발표했다.

또한, 건설사 역시 수익성이 좋은 수도권 등에 신규 분양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4분기에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 공사에 들어가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인데 지난 6월부터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다소 안정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29.71로 전월 대비 0.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0.07% 떨어진데 이어 7월 0.12% 등 3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사비 폭등의 주범이었던 철근 등의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건설공사비지수도 나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철근 가격은 지난 2020년 6월 1톤당 66만원에서 지난해 동월 97만9000원으로 급등했다가, 올해 6월 기준 93만1000으로 다소 하락한 상황이다.

시멘트 가격 역시 지난해 10월 1톤당 11만2000원까지 상승했다가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등 주요 원자잿값이 보합 또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정부의 공사비 안정화 정책에 이어 건설사 역시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강구하면서 4분기 실적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업계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폭등 수준의 자잿값도 조금씩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합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건설업계의 유의미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