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돈 줄 막히면서 직원들 월급 차일피일 밀려
건설경기 악화 이어지며 부도 업체는 최다 기록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1/234672_132280_124.jpg)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월급 못 받은 지 몇 개월 됐어요. 그래도 저는 아직 버틸만한데 외벌이 하는 직원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S 토목건축회사 임원
자잿값 급등과 부동산 침체 여파로 건설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일감이 줄어든 일부 건설사들의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적자가 누적되면서 직원들 월급은 고사하고, 폐업 및 부도 처리되는 업체가 급증하며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달 까지 부도 건설업체는 총 26곳으로 이는 지난 2019년(49곳)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며 전월 24곳과 비교해도 2곳이 늘어난 수치다.
▲2019년 49곳 ▲2020년 24곳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21곳 등 점차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11~12월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도 건설업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종별로는 종합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1~9월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총 357곳으로 전년 동기 294건에 비해 21.42% 증가했다.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같은 기간 1427건에서 7.63% 증가한 1536건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H건설 현장관리 팀장은 “고금리, 건설공사비 증가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 됐고 그 영향으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사업성이 대형사에 대비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업계가 신규 수주 및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설업 체감 경기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4.7%포인트(p) 하락한 70.9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 및 자금조달 지수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론 부문별 실적지수 중 종합실적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신규 수주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해 지난 5월 지수 개편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 지수는 대기업지수와 중소기업지수가 각각 84.6, 56.1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중대형 할 것 없이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자료에서도 건설업계가 체감하는 경기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월 건설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1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0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다.
BSI는 생산, 매출, 소비 등 경제활동과 경기에 대한 기업의 전망, 판단 등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경기가 좋을 것으로, 100보다 작을수록 경기가 안 좋다는 의미다.
H건설 현장관리 팀장은 “서울 및 수도권 보다는 지방의 주택 수요 침체가 건설업계의 경기 악화로 이어진 영향이 크다”면서 “회사에서도 새로운 현장이 없어 이번 현장을 마지막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 토목건축회사 임원은 “일부 건설사의 경우 이미 명퇴 이야기를 들은 직원들도 있다고 들었다”라며 “건설업계 한 두 곳이 아닌 전반적으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 결국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임원은 “우리 회사의 경우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현장에 투자를 할 만한 여력이 없는 것 같다”며 “남아 있는 직원들 조차도 언제인가는 밀린 월급을 받을 수 있겠지 하면서도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몰라 마음 졸이며 출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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