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내년 한국 경제성장 2.2%에서 1.7%로 수정 전망
성장 친화적 정책 기조 강화와 단기 경기부양책 도입해야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첩첩산중 오리무중 진퇴양난'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이다. 저성장에 내수부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기 출범 등으로 한국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자폭 테러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정국이 장기화 될 경우 정치적 혼란은 물론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비상계엄 사태 이후 4일부터 6일까지 3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335억원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고 코스피지수는 한때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는 계엄사태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5654억원을 매수했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으로 이 같은 매도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려, 자본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민의힘인 여당이 표결 불참으로 탄핵안이 무효화 되면서 이에 격앙한 민주당을 비롯 야권에서는 탄핵안을 ‘매주 따박따박 재발의’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국의 안정은 당분간 요원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정치적 불안정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켜 주가하락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한국경제는 먹구름에 갇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사태 이후 3일 오후 10시30분에 급상승, 한때 1430.0원을 돌파하는 등 요동치다가 6일 23시50분 현재 1424.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격화,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444.2원까지 치솟았다.

이미 전시상황과 맞먹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수입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초래해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또 최종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물가상승은 소비감소로 연결되면서 내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6일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계엄령 선포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문영 한기평 금융1실 전문위원은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응과 전반적인 외환보유 규모, 은행부문 우수한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을 감안할 때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감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내수경기 침체가 전망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경제성장에 하방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 전반에 또 하나의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엄 사태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앞으로 이어질 정치적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과 대외 신인도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25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의 2025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수출 둔화 등으로 올해보다 1.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단기적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제시한 내년 경제 성장률 예상치 1.7%는 지난 9월 당시 2.2%보다 0.5%포인트(p)나 낮아진 것이다.

부문별로 민간소비, 설비투자, 수출은 각 1.6%, 2.7%, 2.7%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역성장(-1.2%)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민간소비에 대해 "금리 하락과 가계 가처분소득 확대, 기저효과 등에 따라 소폭이나마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고용 환경 악화와 자산시장 불안정 등이 소비 회복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커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가 중(中)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요국 수입 수요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경기 회복세도 지속돼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올해 큰 폭 증가세의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정도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 친화적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단기 경기부양책 도입 등을 통해 성장 경로 이탈을 막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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