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9000억원 가까이 던지면서 코스피 지수 2360선까지 추락
코스피 93조원·코스닥 25조원 등 4거래일 동안 시가총액 118조원↓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우려 현실화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4.32포인트(5.19%) 내린 627.01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5911_133783_1123.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탄핵무산 등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우려됐던 공포가 현실화해 '블랙먼데이 참극'이 빚어진 것이다.
특히 혼란스러운 국내 정세에 개인 투자자들이 '패닉셀'양상을 보이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이전 거래일보다 67.63포인트(-2.79%) 하락한 2360.53에, 코스닥 지수는 34.30포인트(-5.19%) 떨어진 627.0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1023억원, 690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8852억을 팔아치우면서 낙폭이 커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졌는데 개인 투자자는 2815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1890억원, 969억원을 사들였다.
그 결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모두 연중 최저점을 찍은 채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 이후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건일 벌어진 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이 기간 동안 양 시장의 시가총액은 118조원(코스피 93조원·코스닥 25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약 40년 만에 불거진 계엄령 사태가 국회의 발 빠른 대처로 일단락되었지만, 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최악의 가정(Worst Case)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2450~2500선 회복과 안착이 확인되기 전까지 신규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추격매도는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현 지수대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저점 확인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신규 투자를 준비한다면 2400선 이하에서는 변동성 확대 시 분할매수가 유리할 전망”이라며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와 수급상황으로 인해 현재 코스피는 작은 변수에도 휘청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대통령 탄핵 리스크 확대, 비상계엄, 정책 동력 상실은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태생적으로 싫어할 수밖에 없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일단 포지션을 덜고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며 “정치 리스크는 기업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투자 활동을 제약하고 소비자 심리도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추가로 ▲미국 시중 금리·수입 물가 상승 우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시행 가능성 ▲4분기 기업 실적 변수 ▲내년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탄핵 이슈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시 단기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했고, 이후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연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밝힌 것처럼 당분간 약세 흐름이 지속될 코스피의 전환 국면은 내년 1분기 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외환시장도 요동을 쳐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7.8원 오른 1437원에 오후장을 마감했다.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최고치로 종가 기준 4거래일째 연고점을 달성했다.
미 달러화가 비교적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데도 환율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영향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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