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투자심의위원회 의장 역할로 유일하게 비토권 갖고 있어
IB업계 “외국 국적인 김병주 회장의 지배력 월등” 지적

23일 IB업계에 따르면 MBK의 회장이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장 역할을 하는 외국인 김병주(Michael ByungJu Kim) 회장이 모든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MBK의 회장이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장 역할을 하는 외국인 김병주(Michael ByungJu Kim) 회장이 모든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최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M&A와 관련한 ‘외국인 투자’ 법규 저촉 여부와 관련한 해명을 내놓았지만,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MBK의 회장이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장 역할을 하는 외국인 김병주(Michael ByungJu Kim) 회장이 모든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MBK가 대표업무집행자 부재훈(Jay H. Bu) 부회장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은 빼놓은 채 고려아연 이슈를 주도하는 건 다른 사람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점 역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기타 임원들이 주도할 뿐 회사의 대표이사 격인 대표업무집행자 부재훈 부회장과 조직 전체를 총괄하는 김병주 회장은 큰 관계가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핵심적인 권한과 직책을 가진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역할을 축소해 설명하면서 오히려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만약 MBK가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라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될 경우 고려아연 인수 절차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MBK가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MBK 측은 한국 법에 의거해 세워진 국내 법인이며, 주요 주주와 투심위 구성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법 조항에 따른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는 외형이 국내법인인지 여부 등이 핵심 쟁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투심위 구성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해명은 회사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설명과는 동 떨어지는 답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 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에서 '외국인 투자'로 판단하는 기준은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외국인인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현재 MBK측이 인정했듯이 MBK파트너스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는 투심위이다. 

해당 투심위에서 김병주 회장은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결정 사항인 투자와 투자금 회수 결정에 대해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MBK가 김 회장이 보유한 '비토권'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해명을 내놨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대부분의 투심위 멤버가 찬성해도 외국인인 김 회장이 그 결정을 뒤집거나 멈출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런 비토권이 어떻게 소극적일 수 있냐”며 “결국 외국인인 김 회장의 지배력이 엄청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 11월 언론을 통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를 위해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다”는 식으로 답변한 바 있다. 

업계에서 MBK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최종 결정한 인물이 사실상 김 회장이라고 판단하는 배경이다. 

또 MBK 투심위의 의사결정구조 역시 권력이 일부 인원에게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있다. 

MBK의 투심위는 주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구성원 전원이 아닌 일부 인원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BK 역시 투심위 구성원이 총 11명이며 외국인 4명과 내국인 7명으로 구성된다고 밝혔을 뿐 투표권을 가진 인원들과 그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등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