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ㆍ현대건설, 17년 만의 맞대결 성사
삼성물산, 한강조망 및 조합원 분양수익 강조
현대건설, 공사비·공사기간 절감 및 프리미엄 내세워

(사진 위부터) 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힐즈‘, 현대건설 ’디에이치한강‘ 조감도 [사진=각 사]
(사진 위부터) 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힐즈‘, 현대건설 ’디에이치한강‘ 조감도 [사진=각 사]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서울 강북권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가 18일 오후 3시 열린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의 대결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다가, 양사의 17년만의 리턴매치라는 점에서도 서로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선 설계와 사업비에서 최종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양사 모두 조합원에 제시한 조건이 훌륭한 만큼 막판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이태원교회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최종 선정을 위한 투표(조합원 1166명)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보증금 500억원을 내고 입찰에 참여하면서 양사 빅매치가 성사됐다. 양사의 정비사업 매치는 지난 2007년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약 17년 만에 이뤄지는 맞대결이다.   

당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만큼,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에서 반드시 시공권을 따오겠다는 각오다.

◇ 삼성물산, 총 공사비 1조5695억원...조합원 100% 한강조망 

기호 1번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공사비는 3.3㎡당 938만3000원 으로, 총 공사비 1조5695억원을 제시했으며, 공사기간은 48개월이다.

조합원들에게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150%까지 보장하며, 금융비용에 따른 이자율은 시중 금리보다 낮은 CD금리+0.5%로 책정했다. 또한, 조합원 분담금의 0.78%를 유예하는 조건을 추가로 제시해 경제적인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 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 최대 314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고 이를 공사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최저 이주비는 12억원까지 보장하되, 분담금 발생 시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키로 했다. 필수 사업비와 사업 촉진비 등 3조원도 직접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 1명당 2억5000만원의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센트럴 커뮤니티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센트럴 커뮤니티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단지 설계에 있어서는 ’한강 조망‘을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합원 100% 한강 조망 보장은 물론 전체 건립 가구의 70%에 달하는 1652가구에 한강 조망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했으며, 한남지구 가능 높은 위치에 스카이 커뮤니티를 조성해, 입주민들이 한강·남산·용산공원 360도 어라운드뷰 조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은 조합원 맞춤형 특화 평면, 내진 특등급, 층간소음 1등급 설계, 10년간 단지 유지관리에 필요한 기술 지원, 단지 하자 보수 AS센터 10년간 운영, 1만2000평 규모의 커뮤니티 조성, 혁신 지하 공간 제공, 차세대 주거 플랫폼 ’홈닉‘ 적용 등의 설계 조건을 내걸었다.

◇ 현대건설, 총 공사비 1조4855억원...한남3·4구역 묶은 '디에이치 타운' 조성 

이에 맞서 기호 2번의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한강'으로 맞불을 놓았다. 공사비는 3.3㎡당 881만4300원, 총 공사비로 1조4855억원을 조합에 제안했다. 공사기간은 43개월이다.

공사비와 공사기간에 있어서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에 비해 우위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 보장을 위해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확약서 등 주요한 조건들을 추가한 5대 확약서를 제출했다.

총공사비의 경우,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 예상가격(1조5723억원)보다 868억원 절감한 금액으로, 이를 통해 조합원당 부담금을 약 72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여기에 사업비 전액을 금리 상승 시에도 변동 없이 CD+0.1%로 책임조달 및 지급보증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예를 들어, 사업비 1조5000억원을 대여할 경우, 금리 차이가 1%만 나더라도 금융비용 약 425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조합원 세대당 약 3600만원 이상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엔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까지도 최초 일반분양가로 100% 대물변제하고, 미분양 발생에 대한 책임도 조합에 전가하지 않는 조건을 내세웠다.

디에이치 한강  [사진=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사진=현대건설]

아울러 현대건설은 이미 인근 한남3구역을 수주한 경험을 토대로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남3·4구역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함께 묶어 조성해 공사 기간 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자하하디드 설계사무소와 협업에 나서, Y자 형태의 동배치를 통한 한강조망의 극대화를 통해 894가구가 조망이 가능하고, 나머지 세대의 경우 남산과 용산공원의 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100% 조망 프리미엄을 약속했다.

또 조망 극대화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도입, 엘리베이터 세대당 1대 배치, 모든 블록 고층에 '스카이 커뮤니티' 조성,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배송 서비스 적용 등을 제안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주거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현대건설은 주요 정비사업지의 조합장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의 대표가 바뀐 첫 프로젝트여서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건설사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 막판까지 뚜껑을 열지 않은 이상은 알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의 전력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은 상위 건설사 빅2 간 17년만의 리턴 매치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결국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동, 총 2331가구(공공 35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예정 사업비만 약 1조5723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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