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순매도세 기록
31일 하루에만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면 지수 하락에 영향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움직임이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월간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 결과, 1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8878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해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6개월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6월~11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이번 달에는 외국인 수급이 6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돌았다.

그러나 연휴 기간 동안 갑작스럽게 등장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과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등 각종 악재가 모두 반영되면서 매도 규모가 커졌다.

특히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재차 언급하면서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된 점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아시아 신흥국 자산 시장에 악재라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이 매도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새해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점이 주목된다.

월간 기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 2조 8682억원에서 지난해 9월 7조 921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지난해 ▲10월(4조 7000억원) ▲11월(4조 3038억원) ▲12월(3조 438억원)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고, 이달에는 800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1월 한 달 기준을 보더라도 31일을 제외하면 설 연휴 전인 지난 24일까지는 233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추세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시장이 가격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주식 시장을 떠나갔던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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