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결정으로 증시 변동성↑
무역전쟁 현실화에 미국, 한국 주가 모두 ‘출렁’...원/달러 환율 1470선 근접
“최악의 시나리오를 당장 주가에 반영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전쟁 선언으로 주식시장이 뒤흔들리고 있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전쟁 선언으로 주식시장이 뒤흔들리고 있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중국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에 충격을 받은 코스피 지수가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에 뒤흔들리고 있다. 

이 여파로 원화가치도 급락, 원/달러 환율은 1467.2원까지 치솟았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겨냥한 발언을 하진 않았지만, 반도체·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극도로 커진 상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충격 여파로 25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8.63포인트(1.93%) 내린 2468.74로 출발한 후 하락 폭을 더 키우면서 결국 63.42포인트(2.52%) 떨어진 2453.95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2.67%), SK하이닉스(-4.17%), LG에너지솔루션(-4.40%), 현대차(-1.94%), 기아(-5.78%), 셀트리온(-2.06%), KB금융(-3.16%)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 중 반도체 종목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는 데 SK하이닉스는 4%나 급락하면서 19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고, 삼성전자도 2% 넘게 주가가 하락하면서 5만원대 붕괴가 우려됐다.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물품에 25%(석유·천연가스는 10%),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 관세,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4일부터 발효된다.

문제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즉각 보복 관세에 나섰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함께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우려됐던 ‘무역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말(31일) 뉴욕 증시도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 결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화와 금값이 상승하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세가 ‘협상 카드’일 뿐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지만, 이번 행정명령으로 인해 실물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볼 수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해온 만큼 향후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낮은 인건비가 장점인 멕시코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과 TV 등의 공장을, 기아가 자동차 공장을 운영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도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으로 배터리 모듈을 양산하고 있으며,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캐나다에 건설 중이다.

이에 따라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당분간 한국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이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발 관세 전쟁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한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으로 선수요 모멘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관세 이슈로 채권금리, 달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결국 고용 둔화, 물가 안정을 확인하면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 정책 기대, 한국 정치적 리스크 완화 등이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관세 부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오는 4일 관련 행정명령 발효 직전 마지막 순간에 타협이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3국에 대한 현 수위의 관세는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의 현실화는 피할 수 없게 됐으나 관세 부과가 맞대응, 추가 관세 부과, 무역분쟁 전면 확산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강달러 현상이 짙어지면서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대까지 뛰어올랐으며,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4.5원 상승한 1467.2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봤을 때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일(1470.8원) 이후 3주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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