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발동...원유 등 캐나다 에너지 제품은 10% 관세
지난해 사상 최고 대미 수출 및 무역수지 흑자 달성 한국도 비상 상황 맞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캐나다 및 멕시코 모든 수입품에 대해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원유 등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으며, 이달 중순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전반에 대한 더 광범위한 관세를 물릴 예정이다.

2일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이 같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오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관세 부과가 면제되는 품목은 없다고 전했다.

IEEPA는 미국 대통령이 비상사태 시 외국과의 경제 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다. 이는 지난 2018년 체결돼 2020년 발효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협정(USMCA)의 비관세 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발동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상대국이 미국에 대해 맞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더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포함돼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 나라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에도 '보편 관세'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철강, 석유, 가스 등 부문별 추가 관세도 조만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국은 물론 인근 동맹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보편 관세를 부과한 것이어서, 사상 최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반도체가 주력 수출품인 한국도 비상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수출 1278억달러(약 186조3707억원), 무역수지 흑자 557억달러(약 81조 2273억원)를 달성하는 등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3대 교역국에 대한 전격적인 관세 부과로 해당국은 물론 미국도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국가에서 들어오는 제품이 미국 수입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중국, 멕시코, 캐나다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유독성 마약의 범람을 막고,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든 미국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라며 “대선 기간 국경을 통해 쏟아지는 불법 이민자와 마약을 막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인들은 이에 찬성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관세 발표와 관련해 보복 관세를 공언했으며, 멕시코도 다양한 플랜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실상 무역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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