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중국,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극단적 상황 가정
글로벌 경기 침체와 양국 간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 확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게 되면 미국 투자자들이 강제 매각해야 하는 중국 주식 규모가 약 8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사진=DALL·E]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게 되면 미국 투자자들이 강제 매각해야 하는 중국 주식 규모가 약 8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사진=DALL·E]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발표된 후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에서 중국 주식이 강제 상장 폐지되면 미국 투자자들은 최대 8000억 달러(한화 약 1140조원) 규모의 중국 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게 되면 미국 투자자들이 강제 매각해야 하는 중국 주식 규모가 약 8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현재 미국 증시에는 중국 기업들의 주식이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많이 상장돼있다. 

이 중 7% 정도는 홍콩 증시 거래가 제한된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구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와 같은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비자발적 상장 폐지되면 투자자들은 홍콩 시장에서 주식을 사서 기존 보유량을 채워야 하지만, 홍콩 시장 거래가 불가능한 기관들은 사올 수 없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강제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상호 의존성이 완전히 깨지면서 투자자들이 모두 중국 관련 주식을 대거 내다 파는 일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에도 미국 증권 거래소의 중국 기업 퇴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고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협상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킹거 라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극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본 시장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간의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미국 증시에서 실제로 중국 기업의 강제 상장 폐지가 이뤄질 경우 중국 ADR 주가는 지금보다 9%,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반대로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채권을 강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처분 규모는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은 약 3700억 달러, 채권은 1조 3000억 달러 수준이다.

현재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전체 중국 ADR 가운데 26%, 약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ADR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식은 5220억 달러, 전체의 16%를 보유 중이고, 중국 본토 주식은 전체의 약 0.5%를 갖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투자자가 중국 본토 주식을 매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밖에 안 걸리겠지만, 홍콩 주식과 ADR을 모두 처분하는 데는 각각 119일과 97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