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위험 노출 확인 일주일 만에 주가 7%↓
고객 정보 유출 가능성에 AI 사업 성장 효과에 ‘찬물’
KB증권 “향후 대응 방향에 따라 통신사 시장 점유율 변화 가능성도”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가 터진 후 일주일 사이 주가가 약 7%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증권업계는 통신시장 점유율 변동까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수원시 한 SK텔레콤 PS&M 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가 터진 후 일주일 사이 주가가 약 7%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증권업계는 통신시장 점유율 변동까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수원시 한 SK텔레콤 PS&M 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올 한해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매출·이익 상승에 예상됐던 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면서 개인 투자자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6만원대 진입을 노렸던 SK텔레콤 주가는 5만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왔고,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통신사 시장 점유율의 지각변동까지 예상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주가는 유심 해킹위험 노출을 공식화한 지난 21일 5만8000원(종가 기준)에서 일주일 만인 28일 5만3900원으로 약 7% 급락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유심 무상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확보한 유심 재고가 부족해 하루 동안 교체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전날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포렌식 결과가 나오는 시점과 관련해 “보통 짧게 걸리면 2~3개월이고, 시스템이 복잡한 경우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밝히면서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텔레콤에 대한 각종 온라인 주식 토론방에는 “당분간 6만원대 진입이 쉽지 않겠다”, “향후 주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통신사를 바꾸려고 하는데 이번 사태에 SK텔레콤은 책임을 지고, 위약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등 걱정과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당초 증권업계가 바라보는 SK텔레콤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SK텔레콤의 AI 관련 수익 창출을 이끌고 있는 AI 데이터센터·B2B 솔루션 사업 성장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에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B2B 사업의 견조한 성장이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케팅비, 감가비 등 비용 효율화와 함께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의 저수익 사업 정리 등 OI(Operation Improvement)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심 복제가 손쉽게 이루어지고, 2차·3차 피해가 나타났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증권업계에서도 SK텔레콤의 주가 흐름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2일 137명의 SK텔레콤 가입자가 이탈했다”며 “이후 23일 120명,  24일 115명, 25일 73명으로 점차 줄어들었으나, 26일 하루 만에 1665명이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가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번호 이동 시장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대응 방향에 따라 통신사 시장 점유율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번호이동 가입자 시장에 대한 대응 여부가 향후 무선 매출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SK텔레콤이 일회성 비용을 부담하는 수준에서 사태가 진정된다면 주가는 시차를 두고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심 교체만을 가정했을 때 직접적 재무 부담은 유심 개당 원가 약 4000원에 가입자 수 2500만명과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함께 가정한 1000억~2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결국 SK텔레콤의 주가는 실적과 규제, 주주환원으로 움직일 텐데 재무 부담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현재의 주주환원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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