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너티, 신한금융 잔여지분 970만주 블록딜 완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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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정책 수혜를 받은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뛰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사모펀드(PEF)들이 연이어 수익실현에 나섰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어피너티)는 지난 24일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넘기며 '엑시트(투자 회수)에 성공했다.

어피너티는 이날 장마감 후 신한지주 주식 974만2340주(지분율 1.94%)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이날 종가인 6만1000원 대비 약 2~2.5% 할인된 주당 5만9475원~5만9780원 수준이다. 이번 매각으로 잔여 지분을 모두 털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어피너티는 이미 지난해 1월과 2월 수익구간에서 각각 3만8000원, 4만3000원선에1050주를 약 4500억원에 매각했고 이번에 남은 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약 1조300억원을 벌어들였다. 

신한지주는 2020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어피너티와 EQT파트너스(옛 베어링PEA)를 보통주 투자자로 유치했다. 당시 이들은 주당 2만9600원 수준에서 총 1조원을 투자해 각각 지분 4%에 조금 못미치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은 전략적 우군인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맡았다. 어피니티만 보면 6050억원을 투자해 5년 만에 투자원금 대비 70%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EQT파트너스 역시 작년 3월에 보유 지분을 정리한 바 있다. 

대량 매입했던 은행지주 주가는 기대와는 달리 상승이 더뎠다. 어피너티와 EQT가 투자한 이후에도 신한지주 주가는 3만원 안팍으로 횡보했다. 도리어 PEF로 팔려간 지분이 '오버행' 우려가 돼,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세계 3대 PEF로 불리는 칼라일그룹 역시 KB금융지주의 지분을 매입했다가 3260억원 규모로 블록딜 매각했고,  우리금융지주 지분 엑시트에 성공한 IMM PE는 신한지주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현재도 잔여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주는 PEF를 FI로 끌어들여 장기 주가 부진을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았고 FI들도 상장 은행주에 투자해서 오랜 기간 물렸다는 말을 듣게 됐지만, 이번에 껄끄러운 관계를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수 시점을 기준 내부수익률(IRR)이 20~30%가 되는 준수한 성적으로 엑시트에 성공한 것은 FI들이 잘했다기보다 사실 운의 영역으로, 지난 정권에서 추진한 밸류업 정책의 효과에 가깝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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