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최근 정부가 주도한 상법 개정이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PE)의 약탈적 경영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외국계 PE는 LP(펀드 투자자)에서 한국 투자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쉽게 자본시장법 적용 범위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PE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필수 구성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운용사가 과도한 빚을 내 우수기업을 인수한 후 맹목적인 수익만을 노려 ‘알짜배기’ 사내 자산을 처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남발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PE가 소유한 기업이 부실화해도 펀드 투자자들은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PE의 효과적 규제 방법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임 위원은 “단기적 시야의 기업 경영, 지나친 부채 확대, 공격적 주주환원 등은 PE뿐만 아니라 다른 지배주주 아래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법을 개정해 무리한 차입 기반 인수(LBO)나 자산매각 유동화를 통한 과도한 주주환원 등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기업 인수 투자를 하는 PE는 출자 약정액 1조원 이상의 대형 펀드여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국내 PE는 극소수고 시장의 대부분은 해외 PE가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LBO와 PE 기업 경영을 규제하면 해외 PE는 놓치고, 국내 펀드만 위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서 임 위원은 PE 규제를 위해 개별 산업에 관련한 법들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가 대중교통·요양시설 등 민생 밀착 산업에 진출해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고, 가격을 무리하게 올려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은 “각 산업에 적용되는 법들을 통해서도 PE의 일탈 행위를 막고, 사회적 필수 서비스에 해당하는 영역은 M&A 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PE는 궁극적으로 GP(펀드 운용 주체)와 LP 간의 사적 계약에 기반해 움직이는 존재”라며 “펀드 성과와 비용에 관한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연금·사학연금·보험사 등 주요 LP들이 효과적으로 GP를 규율하는 시장 중심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사모펀드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감독·규제 인력을 확충하는 조처가 꼭 필요하다”며 “현재 금융감독원의 인력이 크게 부족한 만큼, PE 감독에 필요한 인적 자원에 대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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