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찾아 韓정상 첫 설명회
시티그룹·골드만삭스 등 美 금융거물·최태원 등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객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9/253715_153679_354.jpg)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 그간 장애 요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다 바뀔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대한민국 시장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한국 투자설명회(IR)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했다. 뉴욕 증권거래소가 먼저 방미 중인 이 대통령을 초청했고, 이 대통령이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거래소에서 새 정부의 '코스피 5000 시대' 비전을설명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수락했다.
행사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우선 린 마틴 회장을 비롯한 거래소 임원진과 환담을 하면서 새 정부의 자본시장 발전 및 혁신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거래소에 마련된 종을 직접 울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를 했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선 "남북의 군사적 대치로 인한 불안정성 탓에 한국이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를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핵폭탄을 싣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이대로 방치하면 매년 15∼20개 정도 핵폭탄이 늘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려되는 점은 북한이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탄두 생산이나 ICBM 개발 및 수출을 중단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안보적 이익이 있지 않나. 그러니 단기적으로 이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감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빼더라도 자체 군사력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도 한국의 국방비가 1.5배 수준에 가깝다"고 안심시켰다.
새 정부의 시장 체질 개선 조치로 '3차 상법개정' 추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 상법 개정으로 기업이 특정 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하면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받게 만들었다"며 "세 번째 개정은 예컨대 세금 제도를 개혁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이기적 행위를 남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정책에 대해서도 "확장재정 정책으로 투자 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데 국민이 금융자산 시장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도록 금융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조작이나 불공정 거래에 대해선 아주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주가를 조작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면 패가망신을 시키도록 하고 있다"며 "불공정 거래는 꿈도 꿀 수 없는 시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아직 대한민국 시장이 모건스탠리(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중 핵심이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 그 문제도 빠르게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모건스탠리 (관계자가) 오셨나. 특별히 뵙고 싶었는데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페이스북을 통해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연내 발표하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끝내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적기도 했다.
설명회에는 미국의 큰 은행 중 하나인 씨티(Citi) 그룹 제인 프레이저 회장, 골드만삭스의 마크 나흐만 사장, JP모건 자산운용 메리 에르도스 최고경영자(CEO),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 등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조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핌코의 엠마누엘 로만 회장, 전통자산 운용사인 프랭클린 탬플턴의 제니퍼 존슨 CEO,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존 그레이 대표, KKR의 한국계 최초 공동 최고경영자 조셉 배 CEO도 명단에 올랐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카운터파트인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 한국투자공사 박일영 사장도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LG CNS 현신균 사장,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 한국산업은행 박상진 회장, 삼성카드 김이태 사장, 한화생명 권혁웅 부회장, 현대캐피탈 정형진 대표이사 등이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
과거에도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정상이 이곳에서 투자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 정책실장은 전했다.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에 태극기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9/253715_153681_354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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