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발생 때보다 中관광객 비중 3.5배...항공·면세·화장품업계 타격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통로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정부 페이스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통로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정부 페이스북]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에 항공업계와 면세·화장품업계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움직임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에 부풀었던 업계는 기지개를 펴기도 전에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29일 NH투자증권이 내놓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항공운송 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2003년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악영향보다 클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사스가 유행한 지난 2003년 3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었으나 2019년 11월에는 중국인의 비중이 35% 수준"이라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 감소 폭이 (사스 유행 때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사스가 확산한 직후인 2003년 3~6월 내국인의 외국 출국도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며 "당시 중국인 입국뿐 아니라 전체 여객 실적에 모두 악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 매출의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라며 "일차적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항공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신종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당분간 화장품·면세점 등 중국 소비주에 접근할 때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국내에서 발병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외국인 입국이 위축돼 국내 사건 경과가 중요했다"며 "그러나 이번 우한 폐렴은 중국에서 발생해 중국 정부의 대응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과는 무관하게 중국인의 입국 위축 가능성이 커지고 중국 소매판매 위축도 불가피하다"며 "면세점과 중국 매출 비중이 큰 호텔신라,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등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사스가 발생한 2003년 중국인의 입국은 연간 51만명, 일평균 1400명 규모였는데 지금은 일평균 3만1000명이 입국해 면세점·화장품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은 중국 관련주 비중을 낮춰야 할 시기로 중국 소비와 연관성이 작은 종목 위주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