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16일 SK그룹 신용도 이슈 세미나 진행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그룹 이익창출력 크게 저하
확장적 투자정책 벗어나 계열 전반 재무정책 전환 추진 필요
"재무구조 개선시 그룹 전반의 신용도 부정 영향 완화될 것"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전경. [사진=SK그룹]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전경. [사진=SK그룹]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SK그룹은 각 사업부문의 선두권 시장지위와 안정된 사업기반을 갖고 있지만 그룹 내 비중 높은 반도체, 정유·화학 부분이 경기 및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있다. 장기적인 사업방향은 유효하나 성과 부진 및 중복 사업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가 16일 SK그룹에 대한 신용도(크레딧) 이슈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SK그룹의 투자성과 및 재무부담 수준,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의 진행상황 등을 소개하며 그룹 실적 동향 및 전망을 발표했다.

장수명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및 정유·화학 부문이 그룹 실적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SK그룹은 반도체, 정유·화학, 통신, 에너지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 반도체 및 정유·화학 부문이 그룹 매출의 60% 내외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그룹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정유·화학 사업이 각각 총 자산의 33%(105조7820억원), 28%(89조7544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부분에서도 정유·화학이 총 매출의 46%(81조3080억원), 반도체가 19%(34조7910억원)을 기록했다.

장 연구원은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영업손실로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저하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급등했던 유가 및 정제마진 정상화, 배터리 사업 투자성과 지연 등으로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그룹 수익성 회복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반도체 사업은 지난 2021년(12조4100억원)까지 우상향하다 2022년 6조809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경기 위축 여파로 적자전환하며 영업손실이 7조7303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외부 전경.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외부 전경.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장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로 인한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향후 투자규모와 기존 사업부문의 현금창출력 및 실질적인 재무부담 수준과 더불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SK그룹의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투자지출 대비 투자성과가 부진하다"며 "특히 배터리사업(SK온, SK이노베이션)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계열사 중심으로 재무부담이 큰 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의 신규 사업 영업손익을 살펴보면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1조7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5820억원) 대비 적자폭이 84.36% 증가했다.

소재 부문은 2022년 영업이익 110억원에서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48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원은 SK그룹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해서는 "기존 확장적 투자정책에서 벗어나 계열 전반의 투자전략 및 재무정책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에너지전환의 장기적인 사업방향은 유효하다"면서도 "성과 부진 및 중복 사업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속도조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각 계열사별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되면서 하반기 이후 계열 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인 SK하이닉스는 영업창출 현금을 통한 차입금 축소를 진행 중이며, 화학·소재 부문의 SKC는 자산 및 사업부를 매각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SBM(Solid Bed Merox) 공정. [SK이노베이션 제공=뉴스퀘스트]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SBM(Solid Bed Merox) 공정. [SK이노베이션 제공=뉴스퀘스트]

향후 계열사 신용도 전망에 대해서는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 될 경우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일부 완화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향후 주요 신규 사업의 가시적인 투자성과와 더불어 그룹 차원의 사업 및 재무적 지원이 충분한 수준이 실현될 수 있는지가 신용도 결정의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개선으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상당부분 완화된 만큼 개선이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SK온은 향후 수익성 여부에 따라 신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며, 영업실적 부진 장기화로 자본성 자금 조달환경이 저하될 경우 신용도 하향 압력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이익 창출 및 재무구조 안정화 여부가 신용도의 핵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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