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대회서 한국 양궁이 전종목 석권하며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저력 각인
정의선 회장,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시스템 구축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궁 3개 종목(여자개인·여자단체·혼성단체) 금메달리스트 임시현(사진 왼쪽), 양창훈(오른쪽 셋째)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대한양국협회 제공=뉴스퀘스트]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궁 3개 종목(여자개인·여자단체·혼성단체) 금메달리스트 임시현(사진 왼쪽), 양창훈(오른쪽 셋째)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대한양국협회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서 주목 받는 기업인 중 한명으로 꼽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파리 올림픽에서 보여 준 한국 양궁 신화를 이끌어 온 특유의 경영 리더십이 조명 받고 있다.

19일 경영학계 등에 따르면, 대한양궁협회장 정의선 회장 경영 리더십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시켜 대담하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글로벌 스포츠 환경의 변화에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양궁인들과 사려 깊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했다.

대담성면에서는 '한국 양궁의 중장기 발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감내하며 단기적 성과를 넘어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정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더욱 확고히 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오랜 기간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이번 파리대회 3관왕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한 외국 기자의 질문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공정하고 깨끗한 양궁협회,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지원해 주는 정의선 회장”이라고 답했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장기적 시각으로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서 양궁이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과 함께 초·중등 정규 교육과정에 양궁 수업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하고, 생활체육대회 및 동호인 대회 창설, 동호인 기반이 강한 컴파운드 종목의 전국체전 편입 등 양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5연속 연임하며,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국가들에 선수 육성을 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시아 양궁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혁신성에 있어서는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최정상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12년 런던대회가 끝난 직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선수들 훈련과 장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 검토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를 통해 장비의 품질 및 성능이 조금 더 완벽해지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 경기외적인 변수를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갔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임시현 선수. 정의선 회장의 제안으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R&D 기술을 적용한 훈련장비 및 훈련법을 개발해 양궁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스퀘스트]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임시현 선수. 정의선 회장의 제안으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R&D 기술을 적용한 훈련장비 및 훈련법을 개발해 양궁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스퀘스트]

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대회를 위해 기술 지원을 하게 됐고,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후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고, 이번 파리대회를 위해서는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을 비롯 기존 기술은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을 지원했다.

또한 실전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훈련법을 도입해 이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먼저 남다르게 그리고 집요하게 다음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지금도 강조하고 있는,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는 ‘미리미리’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소음 속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야구장·축구장 훈련과 실제 경기장을 재현한 연습경기장에서 실전보다 더 실전처럼 연습하는 한국 양궁의 대표적인 훈련 방식이 이렇게 탄생했다.

또 도쿄대회 때부터 양궁경기에 ‘심박수 중계’가 도입되자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전에 대비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발생 가능한 극한의 환경까지 예상해 모든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것은 기업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례로 2012년 런던대회의 경우 섬나라의 특성상 거센 바람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선발전을 남해에서 시행했다. 2016년 리우대회 때는 결승이 펼쳐지는 일몰 시간대의 리우 양궁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관중이 가득 찬 야구장에서 라이트를 켜고 실전연습을 했다.

또한 도쿄대회를 앞두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제 대회 경험을 할 수 없게 되자, 네차례에 걸친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놓치지 않도록 했으며, 도쿄대회 경기장 환경과 방송 중계 상황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도록 실제와 같은 경기를 하도록 했다.

파리대회를 위해서도 센강의 거센 강바람이라는 변수를 미리 경험하기 위해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을 시행했다.

마지막으로 포용성은 선수를 비롯한 양궁인들과의 사려 깊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조직 내 소속감 형성과 신뢰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김우진 선수는 “정의선 회장님이 머리는 비우고 시합은 즐기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즐겼다”고 정의선 회장과의 대화를 전달했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정의선 회장 특유의 리더십에 수차례 감동했다”며 “정의선 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내가 업혀간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양궁협회와 국가대표 선수단이 정의선 회장의 꼼꼼한 준비와 정성 덕분에 성적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정 회장은 양궁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요 국제 대회 때 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고 격려한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주요한 국제대회는 모두 참석하며 실천적 리더십으로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평소에도 종종 선수들과 만나 격의 없이 식사를 함께 하며 소통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태블릿PC, 마사지건, 카메라, 책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양궁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양궁인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유소년 궁사들이 양궁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유소년에서 국가대표에 이르는 체계적인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스퀘스트]
유소년 궁사들이 양궁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유소년에서 국가대표에 이르는 체계적인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스퀘스트]

특히,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는 지도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도자들이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국내 대회 입상시 지도자들에게도 경기력 향상 연구비를 수여하는 제도를 만들도록 했다.

무엇보다 정의선 회장은 전국의 양궁 유관 기관, 양궁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국 양궁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 전반의 신뢰를 구축했다.

투명성, 공정성 같은 기본적인 운영 원칙과 방향성은 제시하지만 협회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대한양궁협회가 원활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내·외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한국 양궁의 발전이라는 협회장의 명확한 비전에 대한 공감대와 현장과 협회간 역할의 균형을 통해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파리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도 정의선 회장의 진심, 철학, 원칙들이 왜곡 없이 온전히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혈액이 모세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흐르듯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를 맞아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에 앞장서며, 양궁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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