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5대 은행장 임기 만료 앞둬…경영승계 절차 돌입
주요 은행 모두 사상 최고 실적 기록…‘내부통제’가 변수로 작용할 듯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 수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면서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각사제공]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 수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면서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각사제공]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 아래 은행장 모두 임기 기간 동안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지만, 횡령·부당대출과 같은 외부 변수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들은 이달부터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아직 3개월이 넘게 임기가 남아있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를 통해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차기 은행장 선임에 있어 보다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면서 후보 자격 요건 강화, 외부 인사 평가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그동안 전례를 보면 은행장들은 보통 2년 임기를 채운 후 1년 연장하는 방식으로 3년 동안 업무를 맡아왔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임기를 1년 연장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총 3년을 지냈고, 다른 은행장들은 이번에 2년 임기가 채워지게 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실적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횡령·부당대출·홍콩 ELS와 같은 다른 변수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1조 266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지난달 NH농협은행의 한 영업점에서 1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부실한 내부통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NH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3월과 5월에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배임 혐의가 적발된 바 있다.

지난 6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고, 금융사고 근절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지난달 터진 100억원대 금융사고로 이석용 은행장의 업적에 흠집을 남길 전망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횡령과 더불어 부당대출 사고까지 겪고 있어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 6735억원을 시현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데 성공했지만, 계속되는 금융사고가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원대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사실이 적발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곧바로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사태 수습에 전념하고 있지만,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수백억원에 이르는 횡령 사고에 더불어 이번 부당대출 사건은 우리은행 이미지에 매우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경우 3년 임기 동안 우수한 경영 성과를 내면서 KB금융그룹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5대 은행 중 홍콩 ELS 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면서 올해 1분기 일정 부분 경영 손실을 봤지만, 이재근 은행장은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이미 1년 임기를 연장한 이재근 은행장이 다시 한 번 수장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수한 성과를 내며 올해 첫 2년 임기를 채운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순이익 2조원이 넘는 실적을 달성했고,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난해 순이익 3조 4766억을 기록하면서 뛰어난 경영 능력을 뽐낸 바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횡령과 같은 금융 사고를 이유로 은행권에 내부통제 기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은행장 모두 실적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올해 말 연임 성공 여부는 금융사고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며 “이제 막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만큼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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