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 시장 예상치 부합하면서 ‘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0.25%포인트 인하 전망 우세하지만, 0.50%포인트 인하 기대감도 존재
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연준 결정에 국내외 금융시장 ‘시선집중’

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금융시장이  ‘빅 컷’(0.5%포인트 인하)과 ‘베이비 컷’(0.25%포인트 인하) 중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금융시장이  ‘빅 컷’(0.5%포인트 인하)과 ‘베이비 컷’(0.25%포인트 인하) 중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오는 19일(한국시간) 발표를 앞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세부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하지만, 시장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내 물가 둔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 컷’(0.5%포인트 인하)과 ‘베이비 컷’(0.25%포인트 인하) 중 어느 선택지를 고를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9월 인하보다 향후 추가 인하 경로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FOMC는 9월 정례회의를 열고, 오는 19일 기준금리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시장은 이번 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0.25%포인트 인하에 무게가 두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를 하회했다.

그러나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면서 아직 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더딘 상황으로 평가됐다. 

특히 금융시장은 근원 물가는 인플레이션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에 더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물가상승률 둔화는 감지됐지만, 애매한 둔화 속도에 의해 ‘빅 컷’ 또는 ‘베이비 컷’ 전망이 제각각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선물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출 확률에 대해 17%로 판단했다.

직전 확률(34%)과 비교했을 때 ‘빅컷’ 가능성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근원 소비자물가는 2023년 상반기 높았다 하반기에 낮아진 만큼 올해 남은 기간에도 뚜렷한 둔화세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베이비 컷’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제롬 파월 의장은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 긴축 수준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물가 불안정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하방 위험성에 9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반면에 이번 지표가 물가 안정세를 기다려 온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빅 컷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준하는 수준을 기록한 만큼 이를 우려스러운 반등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반 경제지표 흐름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를 제약적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고, 경기침체 리스크(위기)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이달 빅 컷을 단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FOMC 회의 이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빅 컷’과 ‘베이비 컷’에 대한 견해가 박빙인 만큼 연준이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더들리 전(前) 뉴욕 연은 총재는 “그동안 연준이 밝힌 것처럼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연준은 중립 금리 수준으로 더 빠르게 내려가고 싶어 할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더 빠른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빅 컷’을 전망했다.

그러나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과 로레타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빗 컷’에 따른 시장 불안을 우려하면서 ‘베이비 컷’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이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최근 기준금리, 예금금리 등 정책금리를 3개월 만에 추가로 인하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65%로 0.60%포인트,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 후 ECB는 지난해 하반기 에너지 가격 하락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했다가 내년 하반기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업계에서는 금리 인하폭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금리 인하 시점에 접어든 만큼 이에 대한 투자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대부분 경기 침체가 없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경기가 다소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데이터상으로 침체를 논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실제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시작됐을 경우 금리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고강도 긴축 시대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신중하게 더 엿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침체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되고, 9월 FOMC는 증시에 중립 이상의 흐름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추석 연휴인 16~18일까지 3거래일 간 미국 증시의 변화, 19일 새벽 FOMC 결과를 오는 20~21일에 걸쳐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 달 기준금리 조정안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의 경우 향후 금리 인하의 시기·속도 결정에 ▲경제 성장 흐름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위험) 두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금리 인하를 했을 경우 성장과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두 가지 목표의 상충 정도를 최소화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거시건전성 규제의 적절한 조합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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