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 4조 4632억원 순매도
SK하이닉스 등 순매수 1~5위 종목 합친 금액(1조 3668억원)보다 더 많아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2600선 밑으로 떨어진 코스피가 좀처럼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0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4조원 넘게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 주식은 약 6500억원치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워낙 강하다보니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양상을 면치 못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한 달 동안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4조 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매도 금액(4조 4632억원)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기아(3945억원), 현대차(3647억원),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2064억원), LG화학(2029억원) 순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0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2%대로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6%대였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는 SK하이닉스(651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17억원), 두산에너빌리티(2319억원), KT(1254억원), 현대모비스(116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해 외국인들이 정반대의 투자 성향을 보인 셈이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10월 한 달 동안 조 단위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KT·현대모비스 등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전체 금액(1조 3668억원)을 합쳐도 삼성전자 한 종목의 매도 금액(4조 4632억원)이 훨씬 더 많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전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조 1834억원으로 10조원대에 이르는 시장 전망치보다 약 10%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일정 지연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 6000원에서 8만 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나온 보수적 투자 기조 언급은 긍정적이나, HBM3E 관련 코멘트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에 대한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을 추가적으로 준비하겠다며 HBM3E 기존 판매 제품과는 다른 제품임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제품을 리비전할 경우 신규 샘플에 대한 고객사 인증 작업이 필요한 만큼 양산 일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3E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언급했으나, 이익 규모·개선 속도를 실질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낙폭이 심하고, 향후 엔비디아 공급에 따른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P/B(주가순자산비율) 1배에 근접하면서 추가 하락 위험이 제한적인 삼성전자 주가는 향후 HBM4 주도권 확보와 시장 조기 진입 여부가 중장기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4분기 엔비디아와 AMD에 대한 HBM3E 제품 공급을 본격화하며 HBM3E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시장의 불신이 팽배해 있는 만큼 반등 시의 주가 탄력성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