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목표로 향후 1년 동안 자사주 10조원 분할 매입 결정
과거 자사주 매입 시 기간 단순 수익률 상승세 ‘뚜렷’
“지속적인 주가 상승 이뤄지려면 기술 경쟁력 회복 필요”라는 의견도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후 증권업계가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과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후 증권업계가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과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외국인 투매로 급격한 주가 하락을 겪은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점에 대해 증권업계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사례에 비춰봤을 때 주가 반등의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18일 장시작과 함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이전 거래일 종가 대비 3200원(+5.98%) 오른 5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이라는 이벤트성 정책보다는 기술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고, 향후 1년 동안 총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0조원 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 사들인 후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7년(9조 3000억원 규모) 이후 7년 만으로 최근 2개월 사이 주가가 급락한 점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주가 방어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은 ‘우호적인 조치’라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이후 있었던 삼성전자의 세 차례 자사주 매입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특징은 상대수익률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2014년 12월~2015년 1월 ▲2015년 10월~2016년 6월 ▲2017년 1월~2018년 1월에 발생한 기간 단순 수익률을 보면 각각 7.5%, 14.3%, 28.9%로 모두 상승했다.

노 연구원은 “또 주식수 감소는 EPS(주당순이익)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려 밸류에이션에 우호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과 기술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만큼 밸류에이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2014년 사례와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시 3개월 동안 주가가 15.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개월간 주가가 14.5%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액면분할 전 주가 기준 110만원(현 주가 2만2000원 수준)에서는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가의 하방 지지선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하회한 것은 올해를 포함해 총 5번”이라며 “이 중 자사주 매입 결정 후 과거 주가 추이 사례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반면에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최근의 급락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신중론을 펼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효과와 관련해 시장은 다수의 불명확한 부분들을 우선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반응은 당장 폭발적이기보다 서서히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며 나타나리라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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