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내년 세계경제 3.2% 성장 예상…저성장 고착화 우려
한국 경제 성장률 2.2%→2.0%…중국·독일·일본 경제도 ‘비상등’
연착륙 시도 중인 미국 경제…각국 정부, 트럼프 관세 정책 예의주시

세계 경제가 저성장, 높은 부채 문제 등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 경제가 저성장, 높은 부채 문제 등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세계 경제가 저성장, 높은 부채 문제 등으로 고난의 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연착률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도 경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공약대로 보편 관세를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경우 각국 정부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MF는 최근 한국 정부와의 연례 협의를 거쳐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낮췄다.

IMF는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리스크가 더 큰 편”이라며 “국내외 환경 변화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IMF는 ‘세계 경제 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와 내년, 202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3.2%, 3.2%, 3.1%를 제시했다.

2006~2015년 평균 성장률 3.6%였던 점을 고려하면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저성장과 많은 부채의 조합이라는 가혹한 상황에서 고물가까지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IMF는 전 세계 공공 부채가 연말까지 사상 최초로 100조달러(13경 900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독일 등 주요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공개적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 달성을 강조하고, 9월부터 각종 부양책을 내놨지만 경제에 대한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3%로 나름 선방했지만, 2분기 4.7%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4.6%에 머물렀다. 그 결과, 1~3분기 성장률은 4.8% 수준이었다.

현재 중국은 내수와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방정부 부채와 청년 실업에 더해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등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IMF는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4.8% 수준에 그치고, 내년(4.5%)과 2029년(3.3%) 모두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나왔던 올해(4.6%)와 내년(4.1%) 전망치보다는 높지만,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국 정부의 내수 촉진을 위한 개혁 없이는 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이달 초 IM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무역 갈등 고조, 중국의 부동산 조정 장기화 등으로 아시아 경제의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또 유럽연합(EU) 주요국 독일의 경우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0.1%)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 셈이다.

독일 경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자동차 업계 불황이 겹치면서 비틀거리고 있다.

IMF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올해 0.8%에 이어 내년에도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IMF는 일본 경제 성장률이 올해 0.3%에서 내년 1.1%로 오르겠지만, 2029년(0.5%)까지 1%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중국·독일·일본과 다르게 미국 경제는 지표상으로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별문제 없이 2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위험이 있지만 강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유의미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놀랍다”며 “이는 대다수가 연착륙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대량 실업 없이 임금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적절한 속도로 오르고 있으며, 월별 고용 증가세는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를 흡수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3분기 미국 경제는 2분기(3.0%)보다 조금 낮은 2.8%(속보치·직전분기 대비 연율) 성장했지만, 여전히 3%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특히 나스닥 지수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전 세계 투자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후 본격적으로 운영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혀왔다.

IMF는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제 규모가 내년 0.8%, 2026년 1.3% 각각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시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마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미·중 무역 갈등의 증폭은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있으며 미·중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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