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수혜주로는 선진국·은행·산업재·비트코인· 달러화 꼽아
경기 불확실성·금리 변동성 확대로 주식시장 ‘상단’ 폭은 제한될 듯
대미, 대중 수출감소에 따른 한국경제 성장률 추가 하락 우려도 많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권이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투자전략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권이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투자전략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초 예상처럼 박빙의 승부가 아닌 트럼프 당선인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달러 강세, 비트코인 급등, 은행주 중심의 ‘트럼프 트레이드’가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공약에 발맞춘 투자전략 구축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뿐 아니라 상·하원까지 과반 이상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전통적으로 대선 종료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올해 역시 자동차·금융·산업재 등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한국증시는 ‘강달러’ 현상을 비롯해 대미·대중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인해 주식시장이 반등의 꾀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대선 종료 후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추구하는 정책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자산운용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산업군과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고심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 자산(법인세 인하, 인프라 투자 확대)으로 ▲선진국 ▲은행 ▲산업재 ▲비트코인 ▲달러화 등을 지목했다.

또 피해 자산(관세 부과, 재정적자 확대)으로는 ▲신흥국 ▲필수소비재 ▲채권 ▲금 ▲일본 엔화 ▲한국 원화 등이 꼽혔다.

삼상자산운용은 “트럼프 정책은 궁극적으로 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압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지만, 규제완화·법인세 감세 등 경기 활성화 정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입법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효과는 2026년쯤 반영될 것”이라며 “다만, 관세부과·이민제한 조치가 우선 시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물가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나타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10월 초부터 트럼프 당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주가 지수의 상승 여력은 더 찾아보기 힘들다”며 “트럼프 수혜주에 속했지만, 금리상승·정책 불확실성으로 반영 정도가 미미했던 중소형주·헬스케어의 순환적 상승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leepless in USA’ 보고서를 통해 미국 현지 증권사의 전망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금융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향후 몇 달 동안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금융주를 비롯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중요한 산업 전반에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주의 84%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주식중개·소비자금융·GSE(정부보증기업)·은행·독립 M&A 자문사 등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선거 이후에도 주가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은 향후 금융 부문 규제완화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업에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은행, 소비자 금융, 주식중개, 부동산 등기 보험을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가운데 국가별 보복성 무역조치가 시행된다면 상품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나증권은 “만약 국내 수출 경기가 더 안좋아지면 내년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제시한 2.1%를 하회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며 각국의 국방예산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과 빠른 공급능력을 갖춘 한국 방위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은 부각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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