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부진했으나, 기저효과로 1·2분기 성장률 ‘양호’ 전망
달러 강세·국내 정치 불안에 의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도하다는 의견도
트럼프 2.0 체제 출범에 따라 조선·방산·전력기기·바이오주 수혜 전망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금융시장은 연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 하반기부터 개선 양상이 나타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해왔다.

올해도 지난해 4분기 부진한 경제 성장률을 근거로 설 명절 연휴 이후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 각종 악재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강력한 상승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추가적인 하방 위험은 낮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0.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뚜렷한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2.0%에 그쳤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예상치(2.2%)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부진했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성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점을 지나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를 반영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1.2로 지난달(88.2)보다 3.0포인트 반등했다”며 “물론 여전히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으며, 202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으면서 민간소비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상반기 성장세를 견인한 수출이 둔화된 가운데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3분기 연속 ‘보합’ 수준에서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 회복 시점이 지연되면서 성장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부담 완화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심리가 얼어붙었다”며 “특히 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으며 고용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제한되며 성장세 반등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행히 대외 여건은 기존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전면 관세보다 선택적 관세·환율 등으로 초점을 둬 정책 충격이 약화되고 있다는 게 하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 재화 수요 회복에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반등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내수 부양 강화 정책에 ‘밀어내기성’ 수출 속도 조절 가능성도 있어 수출의 추가 위축 위험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급격히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조금씩 안정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이라는 대내 정치 불안 이슈로 원/달러 환율 레벨 급등하며 환율 1400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강달러로 원화뿐 아니라 미국 외 다른 국가 통화들이 모두 달러 대비 약세 기록했지만, 한국의 경우 원화 절하 폭이 더욱 가팔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했던 환율 위기설은 1월 들어 본격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전환할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새해 들어 한국·유럽 증시의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경기 악화에 따른 우려가 증시에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 개선 기대감이 한국·유럽 증시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전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지만, 세부 시점별로 보면 상저하고의 형태로 하반기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반기 선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고 한국 경제의 주요 지표가 대체로 부진한 상황이나, 상반기에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효과에 따라 올해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신민섭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체제가 시작된 이후로 조선, 방산, 전력기기, 바이오 등 벌써부터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업종들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모멘텀에도 주목하면 좋을 것”이라며 “수출 경쟁력을 입증하는 기업의 경우 거액의 수주와 더불어 강력한 이익 모멘텀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