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백악관 고위 관료 "한미 FTA 가능성도 열어둬야"
본격 관세 정책은 4월부터...환율 급등 등 관세 후폭풍 대비해야
미중 경쟁 속 기회 확보 등 대응 위해 민관합동 컨트롤 타워 필요

캘리 앤 쇼 前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트럼프1기)이  2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2.0시대 개막 100시간과 한국 경제'세미나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협]
캘리 앤 쇼 前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트럼프1기)이 24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2.0시대 개막 100시간과 한국 경제'세미나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협]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미국이 다음달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가운데, 한국도 안전 지대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본격적 관세부과는 오는 4월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도 원팀 대응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트럼프 2.0 시대 개막 100시간과 한국 경제'를 주제로 트럼프 1기 백악관 고위관료가 화상 미팅으로 참석한 제4차 글로벌 줌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21일 새벽(한국 시각) 출범한 지 3일 만에 마련된 이번 긴급 세미나는 트럼프의 초기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대적인 정책 변화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조선, 원자력, 바이오 등 미국과의 협력 속에서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캘리 앤 쇼는 화상으로 기조발표에서 “미국은 현재 통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며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 앤 쇼는 “2월 1일 예고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불법이민, 마약유통 등 비경제적 이유로 실시되는 것이라면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관세 부과는 정부조사가 완료되는 4월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의 직접적 영향은 물론 연쇄적 파급효과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관세전쟁으로 번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하게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수정 고려대 교수는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강화될수록 중국의 상품과 자본이 한국에 대거 유입될 위험이 있다”며 “차이나 웨이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외국인투자 안보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정책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 가능성도 거론됐다. 강태수 한경연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트럼프 2기 관세정책 전망과 전략적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신원규 한경연(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이 한국의 주요 대미국 수출 상품인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부품에 대한 한미 보완관계와 한중 대체관계를 분석했다. 

신 위원은 배터리의 경우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대한국 관세보다 15%p(포인트) 이상 높으면 한국이 미국 시장에서 중국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사후 관세 예외를 받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패키지딜을 통해 한미 양국이 경제안보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전략산업군에 대해서는 사전 관세 면제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대미 정책 컨트롤 타워 구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단장은 “민관 통합협의체를 구성하여 미국 행정부에 우리 기업과 정부의 입장 및 의견을 전달하는 통일된 소통창구를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에서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지역인 캘리포니아, 조지아, 미시간, 텍사스주에서 2026년 주지사 선거가 예정된 만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정교한 아웃리치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자동차부품협회 등 현지 산업별 단체와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날 한경협에서 트럼프 2기 TF를 이끌고 있는 정철 원장은 “향후 100일이 한국 산업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기로가 될 것”이라며 “경제단체와 싱크탱크 등 미국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한국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우리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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