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 출자 3년 연장
북미 생산법인 전체 투자 일정 재조정 업계 촉각
지난해 수익성 악화...1조원대 현금 출자 부담 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3/241334_140017_459.jpg)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캐나다 합작사인 '넥스트스타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미루면서 북미 생산법인 전체에 대한 투자 일정이 조정될지 주목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지속되는데다 트럼프의 관세부과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LG엔솔이 기존의 공격적 투자 대신 투자 효율화로 선회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스텔란티스와 설립하는 합작법인에 대한 현금 출자 기한을 2028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2022년 올해 3월까지 1조7881억원의 현금출자를 마무리 짓겠다고 했으나 기한을 3년 뒤로 미룬 것.
넥스트스타에너지는 LG엔솔과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각각 지분 51%, 49%를 투자한 합작사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중이다.
LG엔솔측은 이번 현금출자 기한 연장이 투자 계획을 변경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 연기가 아니라 출자 기한을 연기하는 것"이라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생산법인을 위한 투자는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출자기한 조정 배경으로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지연되는 등 전기차 캐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의 관세 부과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LG엔솔의 향후 북미 생산법인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LG엔솔은 미국에만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8개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3곳이고, 넥스트스타에너지를 포함한 나머지 5곳은 아직 본격적인 생산을 하고 있지 않다. 해당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LG엔솔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실적 등을 살펴봐도 전체적으로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는 움직임은 뚜렷하다.
지난해 LG엔솔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EV(전기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핵심 제품의 생산 능력은 2023년 약 55조6367억원에서 지난해 약 47조712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산 실적 역시 약 38조원에서 약 27조원으로 줄면서 평균 가동률 또한 69%에서 57.8%로 두자릿수 감소했다.
기존 생산공장에서의 가동률이 60%를 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해외 생산법인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기 보다는 시황을 고려해 유연한 투자 전략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스트스타에너지는 당초 지난해 가동이 목표였지만 올 연말로 SOP(상업가동)가 미뤄진만큼 다른 법인의 생산 계획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무 실적을 봐도 LG엔솔의 투자 계획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LG엔솔은 지난해 매출 25조6196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연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간 직전년도 33조7455억원보다 규모가 8조1259억원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1632억원에서 5754억원으로 약 73% 급감했다.
실적 규모와 수익성이 크게 줄었는데도 LG엔솔은 2차전지 해외 생산시설 신규 건설과 투자에만 지난해 12조9461억원을 썼다. 직전년도(2023년) 투입한 10조8906억원보다 오히려 투자를 늘린 것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캐나다 합작법인 현금출자 지연은 LG엔솔의 단기적 자금 부담을 3년으로 연장해 재무 유동성을 확보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