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기본 잘 지키는, 어르신이 만족하는 시설 찾아라
![챗GPT가 그린 주간보호센터에서 게임을 하면서 즐거워 하는 노인들의 모습. [사진=DALL·E]](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3/242152_141035_4924.png)
【뉴스퀘스트=차기호 (주)행복한삶 대표】 장기요양업이 내 평생의 일이다 생각하고 몸담아 온 지도 어언 20년이 되어간다. 사회복지재단 설립,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운영, 컨설턴트를 거쳐 지금의 '요양을 잇다’ 서비스 오픈까지. 처음 일을 시작했던 그 때와 방식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보호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르신을 충실히 모신다는 업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늘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게나마 해보려 한다. 수많은 보호자 분들이 언제나 가장 궁금해 하시는 주제이다.
“어르신을 맡길 좋은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간단하게나마 답변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을 충실히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본인가? 주간보호센터라면 시설이 쾌적하고, 식사가 잘 나오고, 친절해야 한다. 이 3가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위생상태는 어르신 건강과 직결되는 요소다. 식사는 꼭 한 번 직접 검증해보길 권한다. 보호자에게 열려 있는 대응 또한 당연해야 한다. 뭔가 감추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의심해보는 게 좋다.
둘째, 어르신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어야 한다. 보호자에게 좌담회 등에 참석을 요구하거나, 톡방/밴드/블로그 등을 이용해 소통하고자 하는 곳이 좋다. 운동과 놀이를 비롯해 ‘어르신들이 과연 이걸 좋아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까지도 다양하게 시도하는 곳이면 더욱 좋다. 어르신을 그냥 가만히 눕혀놓거나 하루종일 쇼파에 앉아서 TV만 보게 만드는 센터보다 훨씬 낫다. 등록 전, 해당 센터가 우리 어르신에게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꼭 물어보길 바란다.
셋째, 소통이 잘 되는 센터여야 한다. 보호자가 요청사항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다음에 가보면 똑같거나 대답도 하지 않고, 본인 생각만이 진리라는 듯 ‘이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센터는 피하는 게 좋다. 요양 서비스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어르신 100분이 있으면 100가지 방법이 있다. 고정관념이 적용되는 분야가 아니다.
넷째, 믿음이 가는 센터여야 한다. 간혹 대표 혹은 원장 본인이 어르신 돌봄에 깊이 관여하기보다는 ‘직원이 어련히 잘 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오픈하는 센터도 있다. 요양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 보호자보다 치매에 대해 더 모르고, 각종 법령이나 운영방식도 주먹구구로 하고 있다면? 노인복지, 요양제도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보호자는 믿고 어르신을 맡기기 어려울 것이다. 상담시 센터가 어르신에게 충분히 관심을 갖고, 여러 질문을 하고, 보호자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하는지 반드시 살펴보길 바란다.
다섯째, 어르신이 좋아하는 곳이어야 한다. 치매 어르신들은 모두 진행 정도와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줄서는 센터를 찾아내서 대기하고 등록시켜 드려도 어르신께서 불편해할 수 있다. 어르신이 이용하면서 만족하고 좋아하신다면 그곳이 바로 어르신에게 좋은 곳이다. 그리고 어르신이 좋아하신다면 분명 우리가 보지 못하는 좋은 점을 가진 센터일 가능성이 높다.
위의 다섯 가지 항목을 보고 누군가는 너무 뻔한 것 아니냐고 되물을 것이다. 하지만 뻔해 보이는 하나하나를 충실히 지켜내기가 실은 참 어려운 일이다. 모두가 공부 잘 하는 방법, 건강해지는 방법을 알고는 있지만 직접 실천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어르신 한분 한분을 성심성의껏 모셔야만 그 조각들이 모여 좋은 요양센터가 운영될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부디 많은 분들께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쏟는 관심의 5분의 1만큼이라도 우리 어르신들 그리고 요양업계에 가져주신다면 좋겠다. 우리 한명 한명의 관심이 모여 요양 서비스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고, 나중에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더 좋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확률 또한 높아진다. 나는 이를 위해서 지금도 일하고 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