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코스피 지수 목표치 2900→3100로 수정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에 코스피도 ‘우상향’
기업 이익 개선 부담감은 여전…‘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도 관심사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72포인트(1.55%) 오른 2855.77로 집계됐다.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72포인트(1.55%) 오른 2855.77로 집계됐다.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7일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다시 집중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 상승세의 시간’(Korea-Time for upside is now)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후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코스피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이달 7일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기존 2900에서 3100으로 올려 잡았다. 연내 코스피 3000 돌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 매력 높아졌다”…외국인 연일 순매수세

골드만삭스가 이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은 데는 정치리스크가 완화되고 새 정부의 친성장 정책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매도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한국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주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 2일~6월 5일) 동안 외국인은 3조7302억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그전에는 줄곧 매도세로 일관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틀간(이달 4~5일) 코스피에서 하루 1조원 가량씩 총 2조1378억원을 순매수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외국인들의 이 같은 매수세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에 집중되고 있는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도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고 계속 올라 ‘23만닉스’와 ‘6만전자’ 안착 초읽기에 들어갔다.  

코스피 지수 역시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285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3000까지 150포인트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4월 저점 대비 22.6% 상승하면서 기술적 강세장 기준을 충족했다”며 이번 상승세가 정책 기대감, 외국인 순매수 전환, 환율 안정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같은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단순한 지수 반등이 아닌 ‘리레이팅’ 즉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3000 돌파해도 상승세 이어가려면 기업 이익 개선돼야 

일시적으로 코스피 3000을 넘어서도 실질적인 기업 이익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가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한 연구원은 “과거 강세장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기술적으로 20% 이상 오른 경우에도 실제로 추세적 강세장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결국 실질적인 이익 모멘텀이 함께 수반되어야만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중 하나인 수출 감소와 고령화·설비투자 유출·생산성 둔화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수출 증가율을 비롯한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하락 추세로 접어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하반기 신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본격화로 1분기 역성장을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코스피는 2350~3000 사이의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 후반부터 4분기에는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 시 한국 주식시장 체질 개선 가능”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강력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법제화가 이뤄진다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집중투표제 도입 등으로 한국 주식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상법 개정은 한국 주식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구조적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상반기 주가 조정을 충분히 거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저평가 반도체 대형주와 향후 순자산가치 할인율 축소가 기대되는 LS, CJ 등 지주회사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조선·방산·원전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오른 종목들에 대한 투자 부담이 있다면 바이오·화장품·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상대적으로 편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중국 시장 비중이 높았던 한국의 화장품 수출 비중은 미국·유럽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주요 아티스트 복귀, 전 세계 매출 구조의 다변화로 이익 상승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업종”이라고 언급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