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가 불러오는 비(非)미국자산 버블’ 기자간담회 개최
“한국 증시 활황기였던 1980년대 후반 모습 재연될 수도”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달러 약세가 불러오는 비(非)미국자산 버블’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5000은 도달하지 못할 정도의 목표치가 아니다”라고 22일 밝혔다. 코스피가 3,210대를 기록 중인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7/249047_148774_732.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점을 찍은 가운데 ‘약(弱)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지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달러 약세가 불러오는 비(非)미국자산 버블’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5000은 도달하지 못할 정도의 목표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코스피 지수가 지난 주말까지 세계 90개 주가지수 중 5위를 기록했고, 규모가 큰 경제 중에선 압도적 1위를 보였다”며 “이는 거시경제적 활력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라고 보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추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의 국내 상장사 실적 예상치는 지난해 가을 이후 급락해 올해 3월 바닥을 친 후 소폭 반등에 그쳤다.
이달 들어 기업별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여전히 흐름이 좋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한국 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김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과 연관지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펀더멘털로는 상승을 설명하기 힘들고, 앞으로도 펀더멘털이 메인 스토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체를 보면 환율과 코스피가 연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달러 약세 첫 동인은 트럼프 감세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공화당 집권기에 오히려 재정적자가 커졌다”며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트럼프 1기에서도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정부지출이 확대되고 재정적자가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스티븐 미런이 주장한 것처럼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완화를 위해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할 경우 향후 상당 기간 약달러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 사태 여파로 1480원까지 치솟으면서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380원대까지 100원가량 내려왔다. 김 센터잦은 이러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2022년도에도 미국 금리 인상, 한국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1440원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1220원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와 비교해보면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는 지금이 훨씬 크고,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려는 강박도 조 바이든 전 행정부보다 트럼프가 보이는 것이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떨어질 길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것 아닌가라는 게 저희의 의견”이라며 “중국 위안화·달러 환율 역시 하락세를 그리면서 달러 표시 자산 대비 비달러 자산 선호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지금 상황은 미국 증시가 좋았지만, 한국은 더 좋았던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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