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 ‘2025년 하반기 평가’ 결과 발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보유 비율, 전년 대비 15.5%포인트 상승
산업재해로 인한 점수 차감 건수 148건…지난해(88건)보다 60건↑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안전 관리 체계 인증 보유 비율이 증가했지만, 산업재해 건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재해 관련 가상의 이미지. [사진=DALL·E]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안전 관리 체계 인증 보유 비율이 증가했지만, 산업재해 건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재해 관련 가상의 이미지. [사진=DALL·E]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수년 전부터 주요 기업들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와 관련한 ESG 경영 강화에 나서면서 안전 관리 체계 인증 보유 비율이 증가했지만, 산업재해 건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관리 체계 인증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체계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7일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기업 129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정보보호시스템 인증 ▲협력사 ESG 관리 등 사회(S) 영역에서 다수의 관리 체계와 관련된 지표의 성과는 전년 대비 일제히 증가했지만, 산업재해 발생과 정보유출 사고 등으로 인한 감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안전보건, 정보보호, 공급망 ESG 관리를 강화하는 등 ESG 관리 체계를 외형적으로는 강화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실질적 위험 통제와 성과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서스틴베스트 측 설명이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ISO 인증 도입 등 여러 관리 체계 확대에도 실제 사건·사고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기업 공시와 현실의 괴리가 더욱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 항목 중 관리 체계 인증 보유 비율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54.1%, 정보보호시스템 32.0%로 각각 전년 대비 15.5%포인트, 8.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안전보건경영시스템 비율은 전년 대비 25.6%포인트(57.9% → 83.5%), 정보보호시스템 인증 비율은 전년 대비 14.4%포인트(48.3% →62.7%) 높아졌다.

협력사 ESG 관리도 강화되는 추세로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하는 2조원 이상 대기업 비율은 전년 대비 5.7%포인트(49.9% → 55.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관리 체계 인증을 받는 기업 비율이 높아졌지만, 산업재해 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한 점수 차감 건수는 148건으로 지난해(88건)보다 60건 증가했다. 특히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폭(74건→132건)이 두드러졌다.

현대건설, 현대차, 포스코이앤씨 등 일부 대기업의 경우 본사·종속회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최대 60점의 차감이 발생하는 등 관리 체계와 실제 리스크 관리 수준이 동떨어져있다는 사실이 관측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관리 체계의 양적 확대가 곧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겉으로 보이는 ESG에만 치중할 경우 현장 안전 관리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재해와 정보보호는 기업의 핵심 ESG 리스크이기 때문에 관리 체계 도입만으로는 충분한 예방과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투자자는 이제 관리 체계가 있는지보다 그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며 “따라서 기업은 정량적 성과 공시 확대를 넘어 현장에서의 실행력을 보여 주는 구체적인 운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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