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부사장, HBM 핵심 기술 TSV와 MR-MUF 개발 이끌어와
지난해 반도체 기술 발전 기여에 '해동젊은공학인상' 수상도
올해 신임임원으로 발탁...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 총괄 맡아
"학계 및 산업계와의 다양한 교류 통한 외연 확장도 중요해"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ackage) 개발담당 부사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패키징 기술을 강조하고 나섰다.

손호영 부사장은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고객사의 어떠한 니즈도 충족할 수 있는 토털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신임임원으로 발탁된 손 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핵심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와 자체 개발한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 공정의 도입 초기 단계부터 개발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에는 HBM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해동젊은공학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동젊은공학인상은 대덕전자 창업자인 고(故) 김정식 회장이 반도체 패키징 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이끄는 핵심 부품 'HBM'...SK하이닉스,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

SK hynix HBM3E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SK hynix HBM3E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손 부사장이 개발에 참여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데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데이터 송수신 기능을 대폭 강화한 부품을 말한다.

자동차 도로에 비유하면 차(데이터)들이 기존에는 D램이라는 1차선 도로에서 움직여왔는데, HBM은 이를 16차선 도로로 확대해 차들이 더욱 빠르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 덕분에 HBM은 최근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계산해야 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필수적인 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1세대 개발에 성공하며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손 부사장은 1세대 HBM 개발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개발에 힘썼다"며 "위기를 전환점으로 삼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온 덕분에 지금의 5세대 HBM3E와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패키지 공정 신기술 도입 통해 반도체 수율 및 기술 경쟁력 제고 

(왼쪽부터) 와이어본딩 방식과 실리콘관통전극 방식.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왼쪽부터) 와이어본딩 방식과 실리콘관통전극 방식.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손 부장이 강조한 '어드밴스드 패키지'는 반도체 제조에서 전선을 깔고 포장하는 후공정 과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부품 효율과 용량 개선을 꾀하는 작업 전반을 말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때 후공정 패키지에서 각각의 D램 칩에 전자가 흐르도록 외부와 도선을 연결해야 하는데 연결 방식에 따라 속도와 소비전력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은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 얇게 깎아 미세한 구멍을 내 칩 상하단의 구멍을 전극으로 연결한다. 

기존에 금선을 이용해 밖에서 칩을 연결하는 와이어본딩 방식보다 배선 지연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HBM 제조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1세대 개발에 성공하며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1세대 개발에 성공하며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SK하이닉스는 여기에 MR-MUF 기술을 통해 공정 효율성과 제품 성능 안정성을 더욱 강화했다.

MR-MUF는 TSV 기술로 구멍을 낸 D램 칩에 있는 배선을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속도로로 비유하면 각 도로를 연결하는 분기점(인터체인지)를 설치한 것이다. 

기존까지는 다리미판과 같이 D램 칩 위에 달아오른 열 다리미를 눌러서 배선을 연결하는 열압착방식(TC 본딩)이 활용됐다.

SK하이닉스는 TC 본딩 시 칩 곳곳에 미치는 압력 차이 때문에 불량률이 높아지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오븐처럼 내부를 데워 납땜하는 방식인 MR-MUF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공정 시간이 대폭 감소하며 높은 수준의 수율(정상 제품 비율)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 부사장, "기존 조직의 세분화 필수...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력 확보해나갈 것"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손호영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지 개발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

손 부사장은 향후 SK하이닉스가 단순 제품 공급자를 넘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을 개발할 때만 해도 이를 공정 기술과 엮는 통합 작업을 한 조직에서 담당했다"며 "이는 개발 초기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기술이 고도화될 수록 효율성과 전문성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그는 기존 조직의 세분화를 꼽았다.

그는 "더 다양해지는 AI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패키지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의 어떠한 니즈도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임임원으로서 직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저 역시 처음 TSV 기술과 HBM을 개발할 때, 자유로운 환경에서 학계 등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것이 저에게 큰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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