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29일 기자회견 열고 파업 발표
1969년 이후 처음...주요 쟁점은 임금인상 및 성과급 지급
노사협의회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 5.1% 정했으나 파행
'노조 리스크' 우려도...삼성전자, HBM·파운드리서 경쟁력 약화
전삼노, "위기라는 이유로 노동자 핍박받아선 안돼"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후 55년만의 첫 파업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교섭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파업에 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달 7일 첫번째 파업 지침으로 2만8000여명 조합원들에게 단체로 연차 사용을 권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조차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사 갈등의 주요 쟁점은 임금 인상이다.

지난 28일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에서 전삼노는 본교섭 전에 사측 위원 2명을 교섭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파행을 빚었다. 

또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참여한 노사협의회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금 1~2%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고, 인센티브 역시 제도 개선을 통해 투명하게 지급해달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만의 처우개선이 아닌 삼성그룹 계열사와 협력사, 한국의 노동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전삼노는 임금 인상과 더불어 사측에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지급, 휴가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전삼노는 이번 회견 배경에 대해 "3차례 '평화로운 문화행사'를 통해 목소리를 냈음에도 사측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1969년 이후 처음이며,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뒤에도 파업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창사 첫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HBM,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업계는 삼성전자의 창사 첫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HBM,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창사 첫 파업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중요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핵심 분야인 HBM(고대역폭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례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원포인트 인사'로 임명했다. 

전삼노 측은 '노조 리스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전삼노 측은 "사측은 최근 10년 내내 위기라고 외치고 있다"며 "위기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가 핍박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직원들은 정당하게 보상을 못 받고 있다는 마음 때문에 사기가 떨어져 있다"면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위기는 없고 지금은 경영 위기 사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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