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경영상태 및 조직개편 방향 공유...연구‧개발 투자 최대한 지원
LG엔솔, 미국 ESS 공장 착공 중단...기존 시설 최적화 운영에 집중
삼성SDI, 각형 배터리 등 다양한 라인업 출시로 신규 시장 적극 개척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K-배터리 3사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위기 돌파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각 사 제공=뉴스퀘스트]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K-배터리 3사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위기 돌파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각 사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기)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대표 배터리 업계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위기 돌파를 위한 방안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캐즘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성장폭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비상경영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날 오전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회사의 경영상태와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대응하자는데 임원들의 뜻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온은 조직을 효율화하고 흑자를 달성할 때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는 등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또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한다.

임원 대상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현재 시행 중인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도 지속할 예정이다.

핵심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8일 미국 애리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에 잠정 중단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로 배터리 감소가 지속되면서 위기감이 맴돌자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이 공장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46(지름 46㎜) 연 36기가와트시(GWh), ESS용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17GWh 규모로 건설 중이었다.

당초 7조20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공장 건설 투자금 중 약 3조원 정도를 줄여 원통형 배터리 시설만 구축하기로 조정했다.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예정된 투자의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시설들의 최적화된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수요 변화를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생산시설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물류비 등을 최적화 하는 등 기초체력을 다지기로 했다.

특히 리튬과 같은 주요 광물을 비롯해 전구체 등의 원재료의 직접 소싱 영역을 확대해 재료비 절감 및 글로벌 공급망 직접 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창립 54주년을 맞은 삼성SDI는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기흥사업장에서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을 주재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배터리 사업 돌파구 마련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에는 최신 각형 배터리인 'P6'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인 전력용'삼성 배터리 박스(SBB)'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위기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BB는 20피트(ft)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오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무정전전원장치(UPS)용 고출력 셀 공급을 통해서는 인공지능(AI) 시대 가속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등 신규 수요에도 적극 대응에 나선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제품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양산에 돌입하는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고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면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업계 평균 전망치)는 27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같은 분기 영업이익이 15.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SK온도 신규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등으로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일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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