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목표치(2%) 수렴…美 연준 9월 FOMC서 빅컷 단행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3개월 내 인하" 언급했지만, 구체적 시기는 불투명
대통령실 "내수 부진 우려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아쉬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13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하반기 중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회의 후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수렴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3개월 내인 올해 12월까지는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게 안정적인 정책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때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연준의 다수 위원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거의 100%로 본다"며 "미국이 낮추면,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도 "미국 연준의 9월 인하는 확실한 것 같고, 하반기 경제 성장률에 따라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은 미국의 9월 인하를 확인한 후 10월에나 낮출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총재는 이날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내에는 10월, 11월이 다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을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동결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현재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와 같은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정책 금융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대출해야 할 양이 늘어나는 위험이 이미 현실화됐다고 보고 있다”며 “이와 같은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소비 회복·내수 개선을 위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금리 인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소비 증가에는 시차를 두고 제한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소비가 줄어든 것은 구조적으로 고용과 연결된다”며 “현재 20~40대 고용은 줄고, 고령층 고용은 늘고 있는데 이는 구조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한은의 권한"이라면서도 "한은이 내수 부진을 우려하면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은 금리 인하를 당연시하고 있는데,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그다음 달인 10월에 열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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