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 경기 용인, 경북 안동 등 전기차서 연이어 화재 발생
동영상 및 뉴스 각각 200개 달린 댓글 검색, 네티즌 반응 살펴
판매 중단, 화재 보증 시급 등 전기차 바라보는 시각 '부정적'
관계부처 합동 오는 9월 초 '전기차 안전 종합 대책' 발표 예정
완성차 업계 등 전기차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 적극 나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큰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벤츠의 중형 전기 세단인 EQE 1대에서 발생한 화재는 아파트 단지를 검은 연기로 뒤덮었으며, 이로 인해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고 약 480여 가구의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또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거나 간접 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액만 약 1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큰 화재였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충남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기아의 전기차 EV6에서 화재가, 19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주택가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다량의 연기가 뿜여져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에 경기도 용인에서도 노상에 주차된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 4시간여 만에 진화되는 등 다양한 전기차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은 간담을 쓸어 내려야 한다.

이처럼 전기차 화재가 연일 화두에 오르면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업체의 공개 요구가 거세졌고, 정부는 기관과 회의를 주선하며 ‘배터리 화재’ 대응 방침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먼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에 나섰고, 수입차까지 이 같은 상황이 번졌다. 하지만 전기차 포비아(공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관련 화재는 지난 2021년 24건에서 2022년 43건으로 두 배 가량 늘더니, 2023년엔 7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총 139건의 전기차 화재 가운데 운행 중에 발생한 화재는 68건, 주차 중엔 36건, 충전 중엔 26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과연 어땠을까.

뉴스퀘스트는 '브랜드&평판연구소'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평가 측정' 프로그램을 활용, 유튜브 영상 및 뉴스에 달린 댓글 여론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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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는 전기차 화재가 크게 이슈화된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전기차 화재’를 키워드로 제작된 영상 100개와 기사 200개의 댓글을 각각 살펴봤다. 영상에는 총 3만3595개, 뉴스에는 460개의 댓글이 달렸다.

전기차 화재 영상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열폭주에 ’불지옥‘ 불안해서 살겠습니까?”라는 한 방송사의 영상에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다. 약 20일이라는 기간 동안 4312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이 유튜브는 화재 당일 뉴스를 약 2분 분량으로 짧게 편집해 올린 동영상으로, “이 정도면 판매를 아예 중지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저 정도면 그냥 폭탄이다”, “전기차 한 대 화재로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등 댓글 대부분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였다.

또 다른 방송사의 “얘도 전기차, 얘도 전기차..중고 시장 폭증...가격도 ’뚝뚝‘”이라는 영상에는 총 3350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영상의 인기 댓글의 경우, 공통적으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보다 화재에 대한 보증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 반영돼 있었다.

동영상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재가 발생한 이후, 전기차 중고 매물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인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이 전 주인 7월 25~31일과 비교해 무려 184% 증가했다.

이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댓글에서도 이 같은 심리가 적용돼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영상 “탈출조차 힘들었던 ’긴박상황‘ 전기차 폭발에 뒤덮인 아파트”에는 3274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주로 “전기차 주차는 전부 지상으로”, “충전 시설 지하에 만들지 말아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들 영상 3개에만 약 1만 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전기차 화재‘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뉴스에서는 “배터리 보증 안 해주면 차 안 산다”, “전기차 보험료 왕창 인상해라”, “아직 더 개발한 후 도입해라”, “대책없이 만들어 판 제조사가 다 책임져라”, “시한폭탄”, “배터리+전기차 게이트” 등 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여론분석 결과, 이번 화재로 인해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선 대부분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퀘스트의 '키워드 평가 측정' 도구를 활용해 살펴본 '전기차 화재' 관련 워드 클라우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크게 나타나 있다. 해당 주제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벤츠', '중국' 등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의 '키워드 평가 측정' 도구를 활용해 살펴본 '전기차 화재' 관련 워드 클라우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크게 나타나 있다. 해당 주제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벤츠', '중국' 등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사진=뉴스퀘스트]

또한 ‘전기차 화재’ 관련 워드 클라우드를 살펴본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벤츠, 지하, 중국 등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라는 단어도 많이 언급된 것은 전기차 화재를 화두에 올린 벤츠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것이 알려지면서다.

실제 이 차량에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배터리는 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빈번하게 급속 충전 시 화재 위험이 있었던 제품으로, 베이징자동차그룹에서도 발화 가능성 등 제품 결함을 이유로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3만여 대를 리콜 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전기차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안전성을 정부가 사전에 인증하는 배터리 인증제와 전 주기 배터리 이력관리제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완료하고 오는 2025년 2월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기차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포함해 내달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

이와 함께 완성차 업계와 수입차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전기차 특별 점검을 실시하거나 예정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전기차 충전 공간에 블록벽을 설치하고 산소를 차단하는 질식소화포를 제공하거나,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전기차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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