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정책, 수익성 등 기업 현황 반영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임박
상반기 금융기업에 이어 대기업 계열 비금융 상장사 참여도 하나둘씩 등장
저조한 참여율에 금융당국이 상장사 참여 강제성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해소를 위해 올해 초부터 기업 밸류업 도입과 정착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해소를 위해 올해 초부터 기업 밸류업 도입과 정착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그동안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우트’(저평가 현상)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인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 실적, 글로벌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일본 등 주요 증시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불만족을 표했다.

이러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기업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 정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이달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기업 밸류업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금융당국이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상장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하고,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와 같은 다른 사안들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우스갯소리로 ‘주식 투자의 대원칙’이라며 “1번은 국장(한국 증시)을 절대 하지마라, 2번은 1번을 절대 잊지 마라”라는 말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실제로 온라인상 반응을 살펴보니 비판 여론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뉴스퀘스트는 '브랜드&평판연구소'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평가 측정' 프로그램을 활용, 유튜브 영상 및 뉴스에 달린 댓글 여론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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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도입 선언 후 각종 간담회가 열리기 시작한 3월 7일부터 9월 3일까지 ‘밸류업’ 키워드를 담고 있는 영상 100개와 기사 200개의 댓글을 살펴봤다.

해당 기간 동안 게재된 영상에는 총 2304개, 뉴스에는 총 286개의 댓글이 달렸다.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댓글 비율이 긍정적인 댓글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영상 부문에서는 ‘주가 상승을 위한, K-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영상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영상에서는 주식 투자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가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조한 상승률을 보인 이유이 대해 자본의 효율성, 기업 지배 구조의 문제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별 배당 절차 개선, 자사주 소각과 함께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기업 밸류업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네티즌들의 판단은 다르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인 이유는 주가 조작에 대한 약한 처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제도적 보완보다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의 특징을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비교한 댓글도 있었다. 

미국은 ▲수익 창출 후 재투자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다시 수익 창출 후 재투자 등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수익 창출 후 자회사 설립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배치 ▲우호 지분 확보 후 장악 ▲경영권 분쟁자 제거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상장사들의 저조한 기업 밸류업 참여율과 관련해서는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정책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데 한국 증시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금융권·공기업만 밸류업에 동참 의지를 밝혔을 뿐 사기업 중 주주환원정책을 늘린 기업은 드물다”라는 비판 댓글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네티즌들은 최근 파리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양궁 종목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이어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업 밸류업 참여로 높은 배당금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은 기업 밸류업 참여의 뜻을 연이어 밝혔는데 최근 들어 대기업 계열 비금융 상장사들도 참여를 공식화하기 시작했다.

이 중 현대차그룹의 경우 내년부터 3년 동안 배당금을 25% 늘리고, 자사주 약 4조원을 매입해 일부는 소각하기로 했다. 

또 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을 1만원으로 제시한 가운데 기존 배당 성향 목표(25%)를 총주주환원율(TSR) 35% 목표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이 기업 밸류업에 참여하게 되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이 증가하면서 정 회장의 주식 보유 비율에 따라 수령할 배당금도 높아질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정의선 회장은 더 가져가도 될 것 같다”, “배당금으로 인한 세금을 억대 수준으로 내야하기 때문에 애국자가 분명하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상장사들의 기업 밸류업 참여율을 높이려면 일정 부분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기업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20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0.6% 수준에 불과한 상태지만, 금융당국은 기업들에게 참여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 공시 유무와 관련 없이 업종 선도 대표주 3곳을 의무적으로 편입시키고, 밸류업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번 분석에서 영상과 뉴스를 모두 합쳐 다수 언급된 단어는 ▲기업 ▲주식 ▲국장 ▲금투세 ▲민주당 ▲돈 ▲투자 등이었다.

‘금투세’와 ‘민주당’이 거론된 이유는 현재 정부·여당(국민의힘)과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저평가 현상 해결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내년도 금투세 폐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합의를 못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국회에서 첫 양자 회담을 가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금투세 폐지 여부에 대해 의견 일치에 실패 한 후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회담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금투세 폐지 여부와 무관하게 기업 밸류업이 한국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을 잘 이행하고 있는 ‘우수기업 지수’와 밸류업 잠재력을 보는 ‘유망기업 지수’ 총 2가지 형태의 지수 출시를 예상했다.

그는 “우수기업 지수는 기존(최근 1년 등) 밸류업 액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계량적인 평가 결과에서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된 대형주 위주의 지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유망기업 지수의 경우 밸류업 점수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낮아 우수기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기업과 정성적(밸류업 표창 등)으로 밸류업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 요인들의 약화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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