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우려 등에는 큰 폭으로 하락…‘금리인하’ 전망엔 멈칫
미국·일본 증시 최고점 경신할 때 코스피는 2800대 후반 머물러
다음 달 예정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에 시선집중
![한국 증시가 미국, 일본 증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이 다음 달로 예정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8/230303_126831_4851.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요새 주변에서 왜 미국 주식이 아니라 한국 주식을 하고 있냐는 말을 꽤 듣는다. 솔직히 7, 8월 코스피 지수 흐름을 보면 미국 증시로 갈아타고 싶은데 발목 잡힌 종목들이 너무 많아 그럴 수도 없다.” (40대 중반, A씨)
이달 들어 지지부진한 코스피 성적에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각종 주식 온라인 토론방 반응을 보면 나스닥 등 미국 증시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코스피가 악재에는 더 크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거론됐다.
실제로 8월에 발생한 각종 이벤트에 대한 나스닥 지수와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의 생각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경기침체 공포로 인해 이달 초 미국뿐 아니라 한국 증시도 폭락했다.
시차로 인해 미국 증시의 반응이 다음 날 한국 증시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 1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405.26포인트(-2.30%) 떨어진 1만7194.15을 기록했을 때 코스피(2일)는 101.49포인트(-3.65%) 하락한 2676.19에 종료됐다.
나스닥은 2일에도 417.98포인트(-2.43%) 하락하면서 1만6776.16을 기록했는데 주말이 지난 후 코스피(5일)는 234.64포인트(-8.77%) 떨어지면서 2441.55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당시 코스피가 기록한 낙폭은 증권거래소 설립 후 사상 최대 하락폭이다.
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제롬 파월 미국 연장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호재가 나왔을 때의 움직임도 달랐다.
미국 현지시각 23일 파월 의장은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9월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스닥은 258.44포인트(+1.47%) 상승한 1만7877.79에 마감한 반면에 코스피는 오히려 3.68포인트(-0.14%) 소폭 하락한 2698.01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지난 달 미국뿐 아니라 일본 증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을 열광시켰을 때 한국 증시는 3000대 돌파 시도는커녕 2800대 후반에 머무르면 상승세를 약한 모습을 보였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다우 지수가 고가를 경신한 반면에 코스피는 2700선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8월 증시도 2거래일만을 남겨둔 가운데 전일(8월 28일) 기준 코스피의 8월 월간 -2.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로 예정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밸류업을 잘 이행하고 있는 ‘우수기업 지수’와 밸류업 잠재력을 보는 ‘유망기업 지수’ 총 2가지 형태의 지수 출시를 예상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수기업 지수는 기존(최근 1년 등) 밸류업 액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계량적인 평가 결과에서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된 대형주 위주의 지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망기업 지수의 경우 밸류업 점수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낮아 우수기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기업과 정성적(밸류업 표창 등)으로 밸류업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장이 밸류업 지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올해 들어 금융주 등 기업 밸류업 동참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러 측면에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 요인들의 약화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표적인 예로 지난 28일 현대차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며 “현대차는 각종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로 화답하며 주가(+4.7%)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기업 밸류업의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 중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정부는 2월 지원방안 발표 후 속도감 있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왔다”며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ETF 출시 등 남은 과제들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여러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는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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