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2% 아래로 내려오면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
9월 가계대출 증가폭 감소했지만, 추세 전환 확신 어렵다는 의견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 자극하지 않을 것”
![증권업계는 이달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면서도 가계부채 안정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0/232293_129338_295.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 전문가들이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면서도 ‘가계대출’이라는 변수가 통화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서 내수 활성화를 목표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도래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가계대출 증가폭이 꺾였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7일 신한투자증권은 한국은행이 이달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무려 3년 2개월 만에 종료되는 셈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전체·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 모두 전년 대비 상승률이 2%를 하회했다”며 “이는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 물가 안정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반적인 카드승인 실적과 소비생활과 관련 깊은 주요 업종 8개 승인실적은 2023년 하반기 이후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비 역시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내수 부양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 11월까지 기다리는 것보단 10월이 효과적이라는 게 안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10월 금리 인하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여부”라며 “이번 금리 인하 결정 후 금융통화위원회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를 낮추려는 의지를 내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도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인한 금융안정 측면을 강조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 한국은행 위원들의 발언 기조에 변화가 있는 등 금리 인하 시점을 10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신성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 주요 인사들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게 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성환 위원은 가계부채가 확실히 둔화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언급했고,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가 강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특히 신성환 위원의 발언은 지난달의 매파적인 분위기에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나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며 진단했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의 또 다른 전제 조건인 ‘집값·가계대출 안정’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30조 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원)보다 5조 6029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5대 은행에서 9월에만 10조 3516억원 신규 취급됐다.
이는 하루 평균 3451억원 규모로 8월(3596억원)보다 약 4% 적은 규모지만, 9월 추석 연휴 사흘을 빼면 평균 3934억원으로 8월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시점을 11월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민 연구원은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7~8월보다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추석 연휴까지 끼어 있는 한 달 추이만을 보고 추세가 전환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부동산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조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바로 10월에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정책 엇박자로 보일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조금 더 추이를 확인한 후 11월에 인하를 결정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집값·가계부채 등의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 8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수는 시간을 갖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은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으로 중요 요인은 바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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