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열고, 0.25%포인트 인하 결정
지난달 미국 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가계부채·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낮췄다.

해당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에 집중했던 한국은행은 이제 내수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완화 시작을 알리는 3년 2개월 만의 통화정책 전환이다. 금리 인하 결정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가 낮아지면 현재 불안한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현재 우리나라 경기·성장률 부진에 주목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그동안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억눌린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추가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결정도 영향을 끼쳤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축소되면서 우리나라 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걱정도 덜게 됐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한·미 양국 간 금리 격차(한국 3.25%·미국 4.75~5.00%)는 당분간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38개월 동안 유지한 통화정책을 전환한 이유는 이제 금리를 낮춰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민간 소비·투자가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에 다수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취약계층의 형편이 나아진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하락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분기 기준 ‘마이너스’(-)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으로 민간 소비가 0.2% 줄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 1.7%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목표로 삼았던 ‘2% 소비자물가 상승률’ 달성도 이달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1.6% 오르면서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의 1%대 상승률을 보였다.

통화정책 전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계대출 기반의 수도권 집값 급등세의 경우 9월 이후 어느 정도 진정된 점도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로 작용했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9월 말 기준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 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원)보다 5조 6029억원 늘었다. 

다만,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8월(+9조 6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약 4조원 정도 줄었다. 

최근 은행권이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막으면서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섰고,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규제 강화를 시행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8월 둘째 주(0.32%) 5년 11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9월 가계대출·주택 거래·집값 추이에는 주말까지 닷새에 이른 ‘추석 연휴 효과’도 반영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이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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