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1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조정
내수 활성화 이유로 통화정책 선회했지만, 가계대출·집값 불안정성 여전
이창용 총재 “9월 수치만으로 금융 안정세 확인할 수 없어” 단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금융권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불안정성 등을 근거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정보.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0/232553_129628_452.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계대출과 집값이 아직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에 발맞춰야 하기 때문에 대출금리 인하가 발 빠르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후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이 전환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간담회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사전예고 격으로 3개월 후 3개월 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여섯 분 중 다섯 분은 3개월 후에도 3.25%가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나머지 한 분은 3.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위원들의 시각이 유지된다면 올해 마지막(11월 28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두 달 연속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조정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 대선이나 지정학적 사건들의 영향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5조 7000억원으로 8월 말보다 5조 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2021년 7월(9조 7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던 8월(9조 3000억원)보다 38.7% 줄었지만, 추석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증가 폭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열풍이 아직 완전히 식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총재 역시 “9월 한 달이 금융 안정을 확인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3개월 전의 주택 거래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 후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7~8월 거래의 영향으로 다음 달까지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빅 컷’(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총재는 “9월 빅 컷을 단행한 미국의 경우 그동안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 이상으로 뛰면서 기준금리도 5%포인트 이상 올렸었지만,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률이 최고 5% 정도에 그쳐 기준금리도 3%포인트만 상향 조정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0.5%포인트씩 떨어지겠구나, 돈 빌려도 문제없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조정안이 나온 후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번 인하로 올해 기준금리 조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0.25%포인트씩 두 차례 정도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인하 폭은 0.25%포인트에 불과하고, 내년 상반기에도 0.25%포인트씩 두 차례만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10월 1회, 내년 상반기 2회 낮추고, 남은 하반기 동결로 2.75%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상황을 봐가면서 0.25%포인트씩 한두 번 정도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연말 금리는 2.75~3.0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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