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8개월 만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낮췄지만, 아직 ‘미반영’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강화 기조로 금리 조정에 어려움 겪어
대출이자 조정에 따른 문의 이어지는 등 은행권에 대한 ‘차가운 여론’ 형성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지만 대출금리는 낮아지지않아 대출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내걸린 디딤돌 대출 정보 등 다양한 상품 안내문.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0/232857_129992_4627.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이달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대출이자 감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연말까지는 ‘체감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은행권과 금융소비자의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6%~6.73%대를 형성하고 있다.
심지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40%로 8월(3.36%)보다 0.04%포인트 상승해 이달 중 금리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의미한다.
코픽스가 낮아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와 은행별 자금조달 비용 등을 반영해 산정되는데 기준금리는 낮아졌지만,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결국 제자리에 머물게 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러한 내용을 잘 모르는 금융소비자들의 경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소식만 듣고, 대출이자가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낮아져도 곧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출금리 산정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반영되기 때문에 당장 체감 금리가 낮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조정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잡으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로 인해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하 조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지주회사 8곳 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가계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목표 관리·달성에 노력을 기울여주길 당부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에 대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여기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라인상에서는 주요 은행들의 사상 최대 실적 등을 거론하면서 은행권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로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은행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불안정한 부동산 가격 등으로 인해 대출 수요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은행권에 비판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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