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 참가 부스 역대 최대 ...참관객도 21만5000명 달해
'국제 게임쇼'로서의 성과엔 물음표...해외 게임사 부스 참여 저조
정부, 지난 6월 지스타의 '세계 3대 게임쇼' 도약에 적극 지원 약속
현장에선 해외 유저 고려한 부스 안내나 설명 없어...향후 개선돼야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아직까진 국내 게임에 많이 치우친 행사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작년에도 행사에 참석했는데 국산 게임이 70~80% 정도고, 올해도 국산 게임에 더 많이 치중한 것 같아요. 글로벌 게임사들이 많이 와야 지스타가 국제 게임쇼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17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규모 게임 행사 '지스타 2024'를 방문한 김윤빈 씨(남. 28) 는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코로나19를 제외하곤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행사에 방문해왔다.
지스타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열렸던 '대한민국게임대전'을 잇는 국내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다.
게임 업계에선 지스타를 일명 '대축제'로 부른다. 평소 직접 만나보기 어려웠던 게임업체 관계자들과 유저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며 각 사의 게임 방향성을 피드백받기도 하고, 유저들로선 그간 기대해왔던 신작들을 플레이해볼 수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는 흥행면에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참관객은 21만5000명에 달했고, 참가 부스 역시 3359개가 마련되며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 진행 역시 깔끔했다는 평가다. 김 씨는 "다른 국내 게임 행사장을 가면 대기줄 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꽤 있었는데, 지스타에선 그런 것이 없어서 참 편하다"며 "운영적인 측면에서 올해처럼만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입장을 위해 개막식인 14일 새벽부터 꼬박 8시간을 기다렸음에도 흡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호평 일색'인 지스타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바로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 저조다. 정부가 '세계 3대 게임쇼'를 표방하며 글로벌 쇼로 내세우기엔 무색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대형 해외 게임사로는 '그리프라인(중국)'이 유일했다.
'콜 오브 듀티', '리그오브레전드', '검은 신화: 오공', 'GTA' 등 해외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열기를 감안하면 무척이나 아쉬운 대목이다.
앞서 정부가 지난 6월 'K-콘텐츠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전략'으로 지스타를 세계 3대 게임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도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당시 정부는 내수 및 게임 전시 위주를 탈피하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게임쇼 및 융복합 전시회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이번 행사장에선 해외 게임 유저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행사장을 방문한 외국인 역시 대다수가 B2B(기업간 거래) 관계의 게임사 직원이거나 게임 컨퍼런스를 취재하러 온 외국 기자들이었다.
지스타 개막식에서 만난 김 씨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20돌' 지스타가 '내수용 잔치'에서 벗어나 '세계 3대 게임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를 높여야 한다. 세계 3대 게임쇼로 평가받는 독일의 '게임스컴'과 일본의 '도쿄 게임쇼'를 보면 개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프랑스, 한국 등 다양한 참여국의 유수 게임사들이 B2C(소비자) 부스를 운영하며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 지스타를 돌이켜보건대 과연 '국제 게임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지스타'가 이들 게임쇼와 같이 해외 게임사 부스 마련에 적극적이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해외 게임사 부스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이 저조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23'에 마련된 '철권 8'(일본) 야외부스는 국내 게임사들의 부스가 꾸며진 내부만큼이나 많은 관람객들의 대기줄이 형성된 바 있다.
아울러 지스타 현장을 찾은 글로벌 게이머들 위한 행사장 구축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아쉽게도 이번 B2C 현장에서는 글로벌 유저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외국어로 된 부스 안내나 설명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국인 게이머들이 행사를 찾았더라도 많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또 해외 게임사와 유저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일정 부스를 해외 게임사들에 배정하는 '쿼터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쿼터제가 어렵다면 부스 마련을 희망하는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유저들과 원활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통역을 지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다.
이제 지스타도 20살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한 군데에 머무르지 않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때다.
국내에서의 지스타 성과는 충분히 입증됐다. 이제 많은 이들이 바라는 건 '국제게임쇼'로서의 지스타 흥행일 것이다.
주최 측이 이번 행사에서 아쉬운 점들을 잘 개선해 '지스타 2025'부터는 해외 게이머들도 "지스타 굿"을 외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