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제외한 나머지 은행 모두 새로운 은행장 선임
금리 인하로 이자이익 감소 불가피 전망에 발 빠른 대응 나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로 ‘기업대출’ 경쟁 강화될 듯

KB·NH농협·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 등 5대 금융지주사가 최근 차기 은행장 추천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영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각사 제공]
KB·NH농협·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 등 5대 금융지주사가 최근 차기 은행장 추천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영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각사 제공]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조직개편과 인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을 제외한 5대 은행장이 모두 바뀌면서 은행권 실적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을 은행장으로 전면 배치한 금융지주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기업대출 강화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NH농협·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 등 5대 금융지주사는 최근 차기 은행장 추천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에 최종 후보로 추천된 5대 은행장의 특징은 금융지주사별 후보추천위원회의 배경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영업 전문가’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금융지주사들이 조직 안정화·내부통제 강화보다 ‘영업력’에 초점을 맞춘 은행장 인사를 진행한 이유는 고환율, 저금리 기조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 방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혜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년 마진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규제도 정국이 혼란한 관계로 완화될 여지가 거의 없어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 등을 고려해 KB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이 후보는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명확한 방향성과 비전 제시로 신속한 조직 정비·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후보는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 중심의 경영철학을 균형있게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지목했다.

강 후보는 농협중앙회 입사로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딛은 후 NH농협은행 서울강북사업부장, DT부문 부행장 등을 거쳤으며, 기획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인물로 알려졌다.

NH농협 임추위는 “내년 NH농협은행은 디지털 혁신 주도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수립했다”며 “신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강 후보가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5대 금융 중 유일하게 정상혁 현 은행장의 2년 연임을 결정해 금융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 은행장은 견조한 자산 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했으며,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신한금융지주는 정 은행장이 중장기 관점의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과하는 관례를 깨고, 임기 2년 연임을 추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조병규 은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일찌감치 새로운 인물 발탁이 예상됐다.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온 우리은행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최종 선정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정 후보에 대해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내실 있는 영업으로 하나은행 고객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로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최종 후보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하나은행에 입행해 중앙영업그룹장, 영남영업그룹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후보가 하나카드 조직에 긍정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이를 통해 회사를 변화시킨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달 들어 5대 금융지주사는 환율변동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여는 등 내년 사업전략 계획·운영방안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치적 이슈에 의해 은행주 재무제표에 바로 영향을 미칠 만한 변화는 환율 상승”이라며 “외화환산손실 외에도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높여 자본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아직 12월 말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현재까지의 변화로도 4분기 자본비율을 소폭 하락시킬 영향력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대출 시장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4% 수준의 대출 성장률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재 은행별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절반 이상이 ‘기업대출’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수년 동안 고금리 기조 아래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정성·금리인하 등으로 인해 내년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며 “이른바 ‘영업통’으로 불리는 은행장들이 배치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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