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지난해 연매출·영업익 사상 최대치 전망...점유율 1위
스마트폰 및 HPC(고성능컴퓨팅) 분야서 톡톡한 성과 거둬
미국 애리조나서 4나노 양산 돌입...공급망 확대에 긍정적
삼성전자, 2나노 양산 집중...올해 파운드리 실적 턴어라운드 할 것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만 TSMC의 독주가 매섭다. 지난해 연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인데다, 미국 현지에서 4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김민우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만 TSMC의 독주가 매섭다. 지난해 연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인데다, 미국 현지에서 4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만 TSMC의 독주가 매섭다.

지난해 연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가, 미국 현지에서 4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아울러 최선단 공정인 3나노 경쟁에서도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수주하며 기술 경쟁에서도 동종 업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2017년 독자 사업부로 출범 후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 추정치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적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위해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팹)에서의 양산 계획이 늦춰지며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TSMC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 공장 [사진=TSMC]
대만 TSMC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 공장 [사진=TSMC]

14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오는 16일 오후 2시(대만 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과 증권업계에서는 TSMC가 2022년을 넘는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648억2000만대만달러(약 38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추산대로라면 TSMC의 2024년 연매출액은 2조8906억6600만대만달러(약 123조69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2년 2조2638억9100만대만달러(약 96조8700억원)보다 27.6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직전 최대 수준(2022년)인 1조1212억7900만대만달러(약 47조97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TSMC는 스마트폰 및 HPC(고성능컴퓨팅) 분야에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9년 1조699억8500만대만달러(약 45조78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2조1617억3600만대만달러(약 92조5000억원)로 102.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727억100만대만달러(약 15조9400억원)에서 9214억6600만달러(약 39조4200억원)로 147.24% 늘었다. 

TSMC의 지난해 3분기 공정별 판매 실적. 5나노가 32%, 3나노가 2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TSMC 홈페이지 갈무리=사진]
TSMC의 지난해 3분기 공정별 판매 실적. 5나노가 32%, 3나노가 2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TSMC 홈페이지 갈무리=사진]

지난해 실적도 호조세다. 

매출액은 1분기 5926억4400만대만달러(약 25조3500억원)에서 2분기 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8100억원), 3분기 7596억9200만대만달러(약 32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490억1800만대만달러(약 10조6500억원)에서 2분기 2865억원5600만대만달러(약 12조2600억원), 3분기 3607억6600만대만달러(약 15조4300억원)까지 늘었다.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5나노 공정이 1~3분기 평균 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최선단 공정인 3나노는 1분기 9%에서 2분기 15%, 3분기 20%까지 비중을 늘렸다.

플랫폼별로는 HPC 비중이 평균 49%, 스마트폰 비중은 평균 35%로 나타났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TSMC 팹(반도체 공장). [TSMC 홈페이지=사진]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TSMC 팹(반도체 공장). [TSMC 홈페이지=사진]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최근 4나노 양산을 미국 현지(애리조나주)에서 시작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4나노 칩을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 노동자들이 대만과 동일한 수준의 수율과 품질로 칩을 제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큰 성과이자 이제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고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노력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노 공정이란?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m) 크기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보통 머리카락 두께가 100만분의 1미터(1마이크로미터)인데, 이 머리카락 두께의 10만분의 1크기가 나노미터에 해당한다.

현재 파운드리 공정 기술은 한 자릿수 나노미터(nm)까지 진입했다.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동일 면적의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안에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경쟁에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미국 내 공급망 확충은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행정부 2.0기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외 생산 제품에 10~20% 달하는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실행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현지생산 시설을 갖춘 TSMC의 경우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정책이 TSMC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4나노 같은 경우 3나노 다음의 첨단 공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TSMC가 기존 전략 자체를 수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의 요구 등의 사정으로 인해 공장을 만든 것이며 인건비나 시설 투자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에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사실상 현재 TSMC를 막을 수 있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여러 지역에서 파운드리 업체를 만들며 재편 움직임을 보이곤 있으나 2~3년간 TSMC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2나노 양산에 집중을 기울이며 올해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적 터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2나노 양산에 집중을 기울이며 올해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적 터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TSMC의 폭발적 상승세가 이어지며 지난 2017년 출범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고민이 짙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1조9000억~2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하향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2.6%p(포인트) 하락한 9.3%를 기록했다. TSMC 점유율(64.9%)과는 55.6%p 차이다.

아울러 지난 2022년 착공을 시작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은 당초 지난해부터 4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연기되면서 2026년 2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2나노 양산에 집중을 기울이며 올해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적 터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진만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나노 공정 수율의 획기적인 개선에 주력하겠다"며 "내년(2025년)에 가시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최첨단 공정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이를 계속해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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