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퀄텀·AMD 등 美 팹리스 고객사 2나노 유치에 주력
2나노 공정, 3나노 대비 성능 15% 향상...전력 소비량 30% ↑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 점유율 격차 55% 이상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2나노 공정 수율 획기적 개선 주력"
관건은 고객사 수주...삼성만의 기술력, 파운드리 생태계 '주목'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선단 공정인 2나노 양산에 집중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1/237354_135402_2728.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선단 공정인 2나노 양산에 집중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독주 체제를 이어온 상황에서 2나노 경쟁은 글로벌 점유율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진 삼성전자로선 반등할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나노 수율을 대폭 끌어올려 그간 TSMC에 쏠린 고객사들의 물량 수주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과 종합 반도체 회사(IDM)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리벨리온이 협업해 제작한 NPU '아톰'.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1/237354_135403_2757.jpg)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퀄컴, AMD 등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 등을 2나노 고객사로 유치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 공정이란?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m) 크기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보통 머리카락 두께가 100만분의 1미터(1마이크로미터)인데, 이 머리카락 두께의 10만분의 1크기가 나노미터에 해당한다.
현재 파운드리 공정 기술은 한 자릿수 나노미터(nm)까지 진입했다.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동일 면적의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안에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경쟁에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2나노는 3나노 공정에 비해 칩 밀도와 성능이 15% 이상 향상됐으며, 전력 소비량도 최대 30%까지 효율 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 비용 절감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에도 큰 변화가 있다.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가 변경되며 개발 비용과 설계 난도가 높아지고 정교한 본딩과 높은 웨이퍼 평탄도가 요구된다.
또 원자층증착(ALD) 공정이 고도화돼 3나노에서 사용되던 다수의 핵심 장비를 교체하고 셋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엔비디아, 애플,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고성능 반도체 칩을 요구하는 만큼 2나노 기술 경쟁에서의 우위는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1/237354_135404_2835.jpg)
삼성전자는 2나노를 바탕으로 올 한해 실질적인 매출 상승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진만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나노 공정 수율의 획기적인 개선에 주력하겠다"며 "내년(2025년)에 가시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최초로 개발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과 함께 고객사 다변화,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 과감한 국내외 시설투자를 핵심 파운드리 전략으로 하고 있다.
특히 관건은 안정적인 생산을 가늠하는 기준인 '수율(완성품 비율)'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GAA를 통해 3나노 2세대 양산에 나섰으나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쟁사인 TSMC가 주요 고객사들의 물량을 수주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 11.5%에서 9.3%로 하락하며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62.3%에서 2.6%p 상승한 64.9%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GAA를 먼저 도입한만큼 이를 통해 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GAA 공정은 전류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게이트의 4면을 감싸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 3면만을 감싸는 핀펫 공정보다 전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GAA 3나노 양산에 나서며 초미세 공정에서 GAA 공정을 적극 도입 중이다.
실제 2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적용할 경우 핀펫 공정 대비 성능을 35% 이상 높이고 소비전력은 5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직 면적도 45%까지 줄여 단가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사진=삼성전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1/237354_135407_2956.jpg)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2나노 공정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2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구축한 파운드리 생태계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인하우스와의 파트너십 확대는 물론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테스트, IP(지적재산권) 등의 분야에서도 협업을 넓히고 있다.
또한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47억5000만 달러(약 6조8000억원)의 반도체 설비투자 보조금 지급을 확정받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북미 고객사 반도체를 양산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수율이 상당 부분 올라왔으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을 대량 양산해 차기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칩 'A19'를 TSMC와 협력해 생산하며, 이미 테스트 버전까지 시연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1/237354_135408_3020.jpg)
다만,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TSMC 역시 2나노 기술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이미 2나노 고객사로 애플과 엔비디아 등을 확보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칩 'A19'를 TSMC와 협력해 생산하며, 이미 테스트 버전까지 시연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또한 엔비디아, AMD, 퀄컴 등도 TSMC와 2나노 생산 협력을 타진하고 있으며, TSMC가 2나노 공정에서 수율 60%를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일각에선 높은 비용과 제한된 생산 능력으로 인해 애플의 TSMC 2나노 칩 사용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IT 매체 'WCCFTech'는 TSMC의 2나노 공정으로 칩을 생산하려던 애플이 해당 계획을 내년까지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TSMC가 2나노 공정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웨이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하며, 주요 고객사들이 파운드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테스트 공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물꼬를 틀 전망이 높은 빅테크 기업은 AMD다.
GPU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AMD의 CTO(최고기술책임자)인 조세프 마크리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삼성 AI 포럼'에서 직접 참여하며 양사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AMD의 AI 반도체를 2나노 공정으로 양산하고, AMD에서는 AI 반도체용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2나노에서 확실한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이번 경쟁에서만큼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를 통해 TSMC의 점유율을 한번에 꺾는 것은 아니며 주요 고객사들의 물량을 수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 삼성전자 연말 성과급, 반도체 12∼16%, 모바일 40∼44%
- '반도체 특별법' 연내 처리 불투명...업계, 기술 경쟁력 '골든타임' 놓칠까 '노심초사'
- '반도체 초격차' 내건 삼성전자...내년 핵심 키워드 'HBM 공급, 파운드리 경쟁력'
- 삼성전자, 전경훈 사장 포함 5명 美 IEEE 펠로우 선정...“5G‧AI 혁신 선도”
- 5대 그룹 사장단 인사 키워드...'파격' 현대차, '쇄신' 삼성·롯데, '기술' SK·LG
- [빅데이터로 읽는 이슈] 사장단 인사로 '쇄신' 천명 삼성전자...누리꾼들 "더 혁신해야" 주문
- 삼성전자, 반도체 쇄신 칼 빼들었다...한종희‧전영현 투톱 체제 복원, 메모리사업 전 부회장 직할체제로
- 삼성전자, HBM 승인 초읽기…엔디비아 "납품 승인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쇄신'이냐 '안정'이냐...'성과주의' 원칙 속 지난 인사 '쇄신' 선택
- "새로운 반도체 역사 시작"...삼성전자, 기흥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설비 반입식 개최
- [CES 2025] LG‧삼성, ‘CES 2025’서 첨단모빌리티 장(場) 연다
- 삼성전자, 지난해 연간 영업익 32조7300억원...전년 대비 398% ↑
- TSMC, 美서 4나노 첫 생산‧역대 최대 실적 전망 '겹경사'...삼성 파운드리는 2나노 경쟁 '사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