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부터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 오는 31일 전면 재개 예정
개인 투자자 “증시 활성화 가장한 외국인 투자자 위한 조치” 볼멘소리
증권가 “단기적인 수급 혼란에 그칠 뿐 특정 업종 투자기회 제공” 전망

지난 2023년 11월부터 금지됐던 공매도가 이달 31일 전면 재개가 예정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반면에 증권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 코스닥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3년 11월부터 금지됐던 공매도가 이달 31일 전면 재개가 예정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반면에 증권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 코스닥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오는 31일 전면 재개를 앞둔 공매도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반면에 증권업계는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증시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서 매도한 후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현재 주가와 미래 주가의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론 ▲주가 조작·시세 조종 의심 ▲기업의 성장·투자 유인 저해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원망을 사왔다.

이 중 ‘기울어진 운동장론’은 기관·외국인 투자자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개인은 상대적으로 공매도 접근성이 제한적인 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가 과거 지수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필요 이상 지수를 하락시켰던 전례 때문에 대외적인 불안 요소가 상존한 지금의 시점에서 공매도 재개가 변동성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 근절과 주식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고, 그 사이 무차입 공매도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매도 투자 때 개인과 기관의 상환기간과 담보 비율을 똑같게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 교정을 비롯해 공매도 전산화,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를 통해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 결과, 지난해 9월 공매도 전산 시스템, 내부통제 기준, 증권사 확인·대차상환 기간 제한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뉴스퀘스트는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에 변화가 있는지 ‘공매도 재개’라는 단어가 포함된 유튜브 영상 100개(댓글 수 1242개), 뉴스 200개(댓글 수 343개)를 분석했다.

뉴스퀘스트는 '브랜드&평판연구소'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평가 측정' 프로그램을 활용, 유튜브 영상 및 뉴스에 달린 댓글 여론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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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데이터에 대한 정밀 분석은 오픈 AI의 GPT-4omni 모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수집된 각 댓글의 전반적인 긍·부정 평가와 의견을 세밀하게 파악합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기관이 주로 이용하는 대차거래와 개인 투자자 대상 대주 서비스의 공매도 거래조건을 통일하기로 했다. 공매도 목적 대차 거래의 상환기간은 90일, 연장을 포함해 최장 12개월로 제한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조치 등을 포함해 공매도 재개가 한국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룬 영상에서 “공매도라는 게 떨어질 것을 예측해서 빌려서 파는 건데 상환기한을 12개월로 하면 그게 떨어질 것을 제대로 예측한 것이 맞는가”라는 식의 상환기간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비슷한 내용을 다룬 기사에도 “돈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돈을 뺏기 위해 딱 좋은 투자 방식이 공매도”, “더욱 더 한국증시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다”, “공매도 재개보다 상법 개정안을 우선 통과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했지만, 간간히 긍정적인 여론의 목소리도 감지됐다.

공매도가 과대평가된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 내재가치를 넘어선 거품을 제거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긍정적인 댓글 반응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불법적인 공매도에 반대한다는 것일 뿐 공매도의 순기능을 고려하면 전면 금지는 과했다”, “공매도라도 있어야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증시에 들어온다”는 댓글이 일부 공감을 얻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부 주장대로 공매도 금지는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준 게 맞다”며 “그러나 공매도를 사용할 수 없어 롱숏, 헷지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시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매도 금지 관련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공매도 금지 관련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공매도 재개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과 달리 증권업계가 공매도 재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과거 사례에서도 공매도 재개로 위축됐던 외국인 매매 비중이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현재 국내 주식·선물의 외국인 수급이 저점을 통과하는 국면에 있어 외국인의 한국 주식 비중 축소보다는 확대 여력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처럼 공매도가 증시 상승을 억제하는 위험 요소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키움증권은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살펴보면 약 한 달 정도 개별 업종 혹은 종목단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확대됐으나, 증시의 추세적인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 수급 여건의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공매도 재개는 단기적인 수급 혼란을 일으키는데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이러한 수급 변동성 발생은 역설적으로 특정 업종에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댓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공매도 관련 단어들. [사진=뉴스퀘스트]
온라인 댓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공매도 관련 단어들. [사진=뉴스퀘스트]

현재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중앙점검시스템(NSDC)을 도입한 상태다.

공매도 투자를 하는 기관은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후 공매도 시 잔고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실시간으로 매도 가능 잔고와 매매정보를 비교해 무차입 공매도를 걸러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금융당국은 또 공매도 재개 이후 일부 종목에서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을 감안해 5월 31일까지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조건 중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거래대금 비중 기준을 강화·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공매도 재개에 따른 안정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공매도의 전면 재개가 그동안 한국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금을 쏠리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지, 아니면 가뜩이나 침체된 코스피·코스피 지수를 더 지지부진하게 만들 것인지, 그 방향성을 알 수 있는 날도 몇 일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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