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소금빵’엔 “소모적 비난보단 구조적 문제 고려해야”

빅데이터로 읽는 한주간 이슈에선 가장 큰 이슈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살펴본다.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댓글과 자주 언급된 단어를 소개한다. [그래픽=뉴스퀘스트]
빅데이터로 읽는 한주간 이슈에선 가장 큰 이슈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살펴본다.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댓글과 자주 언급된 단어를 소개한다. [그래픽=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9월 첫째주에는 업종을 불문하고 산업계 곳곳에서 파업이 잇따르며 시끌시끌했는데요.

최근 현대차 노조는 7년 만에 부분 파업에 나섰으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조선 3사도 공동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한국GM도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시중은행과 한국산업은행 등 노조가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협력사에 노조원 추가 채용을 요구하며 이달 20일까지 SK그룹 본사 앞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임금과 근로조건 외에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도 쟁의 범위로 인정하면서 노사 갈등이 더욱 격화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한국GM과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은 임금협상뿐만 아니라 각각 ‘한국 철수설’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발표 등을 이유로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뉴스와 유튜브 댓글에서는 노란봉투법에 우려를 표하며 쟁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길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상법 개정하고 법인세 올려서 기업투자 저하시켰는데 노란봉투법으로 기업들은 1년 내내 노조와 교섭만 할 판.”

“문제는 노란봉투법이 자연스러운 임금 협상을 넘어서, 투자 축소·합병 철회 같은 기업 경영 판단까지 노조가 파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기업의 미래 전략과 투자 방향까지 압박한다면 결국 피해는 일자리와 국가 경쟁력으로 돌아오겠죠.”

“지금의 총파업이 전부 노란봉투법 때문은 아니라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심리적 효과가 이미 작동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제도적 효과는 나중에 따르겠지만 노란봉투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나온 심리적 효과까지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요?”

“어떤 법안이든 초기 불협화음이 있을 수는 있음. 그런데 어떤 게 정당한 노동쟁의이고 아닌지 기준이 명확히 있어야 하지 않나. 보완점이나 대책을 빨리 찾아 마련해야 함.”

노란봉투법 도입으로 하청·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호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동일작업 동일작업장의 동일숙련공은 임금이 같아야 한다는 게 기본인데 직영과 외주의 임금 차이가 도를 넘고 있다. 적어도 같은 현장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는 하청 직원이라면 교섭권 정도는 필요하다.”

“산재 사고 상당수는 하청 근로자에게서 발생함. 근로 소득부터 시작해서, 복지, 대우에 있어서 양극화가 심함. 근로자 간에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차별과 양극화를 해결해야 함.”

연이은 파업이 노란봉투법 때문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고용노동부는 4일 “이들의 부분 파업은 개정 노조법이 아닌 임단협 과정에서의 노사 입장 차이에 기인한다”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노동부는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남은 6개월간 노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지침과 매뉴얼을 마련하겠다며 논란 불식에 나섰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8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주4.5일제 커피차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8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주4.5일제 커피차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 가운데 금융노조가 임금 5% 인상,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과 함께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오갔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미 금융권은 억대 연봉을 받는 등 근로 여건이 좋은데 주 4.5일제 요구는 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1인당 근로소득은 1억149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금 5% 인상 요구는 배부른 자가 더 배불러지고 싶다는 겁니다. 고액 대출 이자로 벌어들인 금액을 왜 직원들끼리 혜택으로 누리는지요.”

“고액연봉자들인데... 주 4.5일제 하면 은행 영업시간 단축한다는 건가? 안 그래도 은행 가면 종일 기다려야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금융권이 나서줘야 주 4.5일제가 도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5일제 때도 다들 나라 망한다고 했는데, 멀쩡하고 오히려 낭비되는 시간만 줄었음. 그리고 그때도 은행이 먼저 도입한 후 기업들이 이를 도입함. 이번에도 은행이 주 4.5일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해야 기업들이 주 4.5일제를 받아들일 것임. 은행 주 4.5일제 도입 지지함!”

“주 6일제 하다가 주 5일제로 바뀔 때도 별소리 다 했었음. 이런 제도는 당연히 좋은 직장이 먼저 이득을 보고 그 뒤 사회 전반에 정착되는 것임.”

31일 서울 성동구 글로우 성수에 마련된 경제유튜버 슈카의 ETF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에 소금빵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서울 성동구 글로우 성수에 마련된 경제유튜버 슈카의 ETF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에 소금빵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구독자 36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슈카월드’가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금빵을 990원에 판매하는 등 일반 빵집의 3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것이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슈카월드의 운영자 슈카는 “빵값이 미쳐 날뛰고 있다”며 “가격이 낮은 빵을 만들어 본다면 시장을 흔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팝업스토어 기획 의도를 밝혔고, 소비자들도 기존 국내 빵값에 불만을 제기하며 호응했는데요.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나 임차료 등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고 원재료 가격도 높은데, 이러한 판매 방식이 개인 빵집 가격에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번 일이 어느 한쪽을 골라 비난하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올린 유통구조와 원재료 가격이 문제라고 말해야 하는데 단순하게 이건 무시하고 자영업자가 문제라고만 하니... 그에 따른 반발도 나오고 진흙탕 싸움이 되어서 별말이 다 나오는 거 같습니다.”

“왜 빵값이 비싼 가격을 형성했냐는 게 중요한데 원유연동제, 계란과 밀가루 가격 등을 들여다봐야겠죠. 990원 대 3000원이라는 근시안적 상황들만 보네요.”

“슈카한테 문제는 없는데 유튜버가 이벤트성으로 파는 가격을 진짜 자영업자들 가격하고 같은 선상에서 두고 기존 자영업자들을 비난하는 글이 너무 많다. 다들 구조적인 문제에는 관심 없는 듯.”

논란이 이어지자 슈카는 지난 31일 “자영업자를 비난한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빵값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인데 다른 방향으로 해석돼 안타깝다”며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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