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지난 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장 제출
한화오션이 3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HD현대重,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사실로 호도"
한화오션, "자료열람 금지되는 상황 속 제한된 자료로 설명회 진행"
"임원 개입 정황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상식적인 의혹 해석 차원"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5/223105_117799_1138.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 측이 KDDX 개념설계 유출에 개입한 HD현대중공업 임원을 고발하자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이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한화오션 측이 올해 3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진행한 기자설명회에서 수사 기록을 악의적으로 편집,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6000톤(t)급 구축함 6척을 발주하는 7조8000억원 규모 사업이다.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는 각각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맡았으며 나머지 사업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방사,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열람하고 이를 회사 내부 비인가서버에 업로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차세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5/223105_117800_1210.jpg)
HD현대중공업은 최대 5년간 방사청의 사업에 입찰할 수 없는 '부정당업체' 지정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보안 규정에 따라 방사청 사업 입찰 때 부과하는 보안 감점(-1.8점)은 2025년 11월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3월 5일 방위사업청의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로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 기록을 일부 공개했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원 개입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이번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편집한 것이라며 실제 진술 내용과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이 공개한 KDDX 개념설계 유출 관련 판결문 자료.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5/223105_117801_1225.jpg)
특히,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앞서 공개한 문답 형태의 수사 기록에 대해 '악의적 짜깁기'라는 주장이다.
한화오션이 진행한 3월 기자설명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사관은 HD현대중공업 직원에게 "피의자를 포함한 5명 직원이 불법으로 촬영·탐지·수집한 군사비밀을 열람했다는 사실을 출장 복명서를 통해 위에 보고했고, 이를 피의자와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다. 맞느냐"라고 묻고, 이 직원은 "예"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문서에는 수사관이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느냐"라고 질문하고, 이 직원은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부장, 중역인 수석부장이 결재했다"라고 답변한 내용이 담겼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승모 컴플라이언스 변호사가 지난 3월 5일 KDDX 사업 관련 기밀 탈취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5/223105_117802_1240.jpg)
HD현대중공업 측의 명예훼손 고소가 이어지자 한화오션도 즉각 입장문을 내 반박에 나섰다.
한화오션 측은 "군사기밀 유출 설명회를 진행한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준다"며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이 지적한 '악의적 짜집기'에 대해서는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자설명회에 대해서는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공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측은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해당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하여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고발을 한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 및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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